어떻게 하는 것이 참 불공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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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는 것이 참 불공입니까
  • 라도현 교도
  • 승인 2020.02.18 19:30
  • 호수 11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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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의 공즉시색14

“우주만유는 곧 법신불의 응화신(應化身)이니, 당하는 곳마다 부처님(處處佛像)이요, 일일이 불공 법(事事佛供)이라, 천지에게 당한 죄복은 천지에게, 부모에게 당한 죄복은 부모에게, 동포에게 당한 죄복은 동포에게, 법률에게 당한 죄복은 법률에게 비는 것이 사실적인 동시에 반드시 성공하는 불공 법이 될 것이니라.” (<정전> 불공하는 법)

첫째 불공

과거처럼 자신의 모든 죄복을 불상(佛像)에게 비는 비사실적인 불공이 아니라, 내 눈앞에 있는 대상(화신불)에게 직접 불공을 함으로써 그 복덕을 스스로 얻으라는 법문입니다. <대종경> 교의품 15장에 있는 ‘실상사 가던 노부부’의 이야기가 이 진리적 불공을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불공을 우주 삼라만상으로 넓히면, 이는 세상 모든 부처에게 빠짐없이 불공을 올리는 것이라, 이 이상의 불공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억만 부처님[처처불상]의 가호를 받아 무량한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둘째 불공

우주 삼라만상은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것들도 있고, 또 해를 끼치는 존재도 있습니다. 인간사회에서도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해악을 끼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고도 죄책감이 없는 사람, 온 가족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사기꾼들, 수백 채의 아파트를 사들여 투기하는 사람, 악성 댓글로 누군가를 죽음으로 모는 사람,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연하는데 마스크를 다투어 매점매석하는 사람, 그리고 인간을 병들어 죽게 하는 이 미생물 바이러스까지… 이러한 대상에게조차 부처님 대하듯 불공을 드려야 하는가?

이것은 분명 우리의 이성적 사고(思考)와는 맞지 않습니다. 인간의 이성은 옳고 그름을 구분하고, 선을 좇고 악을 물리치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시비선악을 떠나, 삼라만상을 부처님 대하듯 매사에 불공을 올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대종사 하루는 한 제자를 크게 꾸짖으시더니, 조금 후에 그 제자가 다시 오매 바로 자비하신 성안으로 대하시는지라, 옆에 있던 다른 제자가 그 연유를 묻자오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아까는 그가 끄리고 있는 사심(邪心)을 부수기 위하여 그러하였고, 이제는 그가 돌이킨 정심(正心)을 북돋기 위하여 이러하노라.” (<대종경> 실시품 24장)

참다운 불공은 대상(경계)에 대해서 본성의 공적영지를 나투는 것이며, 이것은 판에 박힌 지혜가 아닙니다. 만약 고정된 것이라면 이것은 자신의 관념이지 영지가 아닙니다. 공적영지는 백과사전처럼 고인 지혜가 아니라 매 순간 살아있는, 본성의 지혜입니다.

공적영지가 나투면 원한도 증오도 흔적 없이 증발되고, 시비선악의 구름 위로 상(相) 없는 지혜가 안팎[마음과 경계]을 가득 비춥니다. 그러자면 수행인의 마음이 안팎으로 투명하게 깨어서[惺惺] 오롯이 텅 비어야[寂寂] 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심지(心地)가 묘유(妙有)의 작용을 나투어서, 일체 경계에 모두 정확하게 들어맞습니다. 이것이 참다운 사사불공입니다.

이렇게 참 불공은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주한 바 없는 마음[공적영지]을 내는 것입니다. 무시선으로써 응용무념 하는 것이 곧 불공입니다.

 

2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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