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가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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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가 밥이다!
  • 정형은 교도
  • 승인 2020.07.21 15:07
  • 호수 1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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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안칼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그린뉴딜의 첫 번째 과제는 식량주권을 바로 세우는 것이 되어야 한다.

코로나 이후 세계에 대한 어두운 전망 가운데 매우 우려되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바로 식량 부족 위기이다. 기후 변화, 불평등과 양극화, 실업 등 일자리와 경제 변화에 대한 논의와 대책은 나오고 있지만, 식량 부족 위기는 아직 국내 식품 공급체제가 흔들리지 않고 사재기가 일어나지 않아서인지 논의도 대책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과 농민은 많은 희생을 치르고 급감하면서 곡물 자급률이 해마다 더 낮아지고 있다. 2018년 기준 연간 곡물 생산량은 543만 톤으로 가축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1.7%, 사람이 먹는 식량자급률은 46.7%밖에 되지 않았다. 그나마 곡물자급률이 82.5%, 식량자급률이 87.3%인 쌀을 제외하면 밀의 곡물 자급률과 식량자급률은 각각 0.7%, 1.2%이고 옥수수는 0.7%, 3.3%, 콩은 6.3%, 25.4%라고 한다.

다른 나라의 곡물자급률이 우크라이나 302.8%, 호주 251.7%, 캐나다 177.4%, 미국 124.7%, 중국 98.9%, 일본 26.7%인데 비하면 한국은 21.7%로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는 지난 10년간 한국의 식량자급률이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실제 한국은 연평균 1600만 톤가량의 곡물을 수입하여 필요한 곡물의 4분의 3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얼마 전 “50년 만에 최악의 식량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계 주요 식량 수출국들은 코로나 여파로 보호주의를 강화하여 베트남은 지난 3월 말 쌀 수출을, 러시아는 밀을 포함한 모든 곡물을, 카자흐스탄은 밀·설탕·식용유의 수출을 금지했다. 먹거리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식량 공급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식량 가격을 좌우할 수 있는 미국의 카길과 같은 거대곡물회사의 움직임도 우려스럽다.

코로나 이후 지금의 경제위기는 근본적으로 생태위기를 극복하지 않고는 해결될 수가 없다. 정부가 최근에 한국판 뉴딜의 간판사업으로 △데이터 댐 △인공지능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그린 리모델링 △그린 에너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그린 스마트스쿨 △디지털 트윈 △SOC 디지털화 △스마트 그린산단 등 10대 대표사업을 선정했지만, 여기에 농업 분야에 관한 대책은 없었다. 4월에 치른 21대 총선에서 농민 231만 명을 대표하는 단 한 명의 국회의원도 나오지 않은 걸 보더라도 농정의 중요도가 어떤지 알 만하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코로나 영향으로 식량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현실을 살핀다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그린뉴딜의 첫 번째 과제는 식량주권을 바로 세우는 것이 되어야 한다. OECD국가 중 농약과 비료 사용량 최고라는 불명예를 극복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한 환경친화적인 식량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을 위한 농정개혁의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환경, 일자리, 균형발전, 식량주권, 삶의 질과 관련하여 갈수록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농정분야의 그린뉴딜 정책이 필요하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 뭇 생명을 살리는 농업은 여전히 천하지대본이다. 평화가 밥이다!

정형은여의도교당청소년문화연대 킥킥 대표
정형은
여의도교당
청소년문화연대 킥킥 대표

7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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