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구 평화마라토너...이제 남은 건 대동강 너머 북녘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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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구 평화마라토너...이제 남은 건 대동강 너머 북녘땅
  • 강진성 교도
  • 승인 2020.10.13 03:54
  • 호수 11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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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대한민국! 달려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완주
강명구 마라토너가 지난 9월 8일 제주 한라산 백록담에서 출발해 10월 10일 임진각 망배단까지 두 발로 평화를 염원하며 뛰고 또 뛰어 도착했다. 중곡교당 민성효 교무 외 마중 나온 사람들. 

 

강명구 마라토너는 힘든 몸을 이끌고 ‘힘내라, 대한민국! 달려라,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타이틀을 걸고 평화를 염원하며 뛰고 또 뛰었다. 지난 9월 8일 제주 한라산 백록담에서 출발해 10월 10일 임진각 망배단에 도착한 강명구 평화마라토너는 대동강이 열리는 그날까지 두 발 평화행진은 쉬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다음날 11일 중곡교당에서 발표한 감상담이다.    

솔직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강건한 줄만 알았던 제 몸이 반신불수가 되고 언어장애자가 되다니요. 

아무것도 못하고 집에 있자니 정신마저 피폐해져 갔습니다. 몸을 고칠 수 있다면 극약처방이라도 받아야 했습니다. 몸부림이라도 쳐봐야 했습니다. 넘어질까 봐 앉아서 신세 한탄만 하는 겁쟁이가 되느니 넘어지고 찢겨져도 훌훌 털고 일어서는 상처 입은 표범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전처럼 멋지게 달릴 수도 없고, 속도는 느리겠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길 위에 나섰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길 위에 설 때마다 유난히 맑은 가을 하늘과 마주했습니다. 텅 빈 가을 하늘은 제게 진공묘유의 깨달음을 선사했습니다. 텅 비었는데 묘하게 가득찼습니다. 

아! 내가 불구가 됐지만, 불능자는 아니구나.

그 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졌습니다. 육신이 건강할 때는 게을러서 못하던 것까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릴 적 꿈 세 가지 중 늦게나마 두 가지를 이루었으니 말입니다. 하나는 세계여행입니다. 그것도 두 발로 전 세계 구석구석을 즈려밟고 횡단하며 덤으로 평화마라토너라는 별칭도 얻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지구를 한 바퀴 돈 기록은 그야말로 덤이고 축복이었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꿈도 느지막이 이뤘습니다.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초판이 나오자마자 반나절 만에 매진이 되고 2쇄까지 매진됐습니다. 잘하면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라설 기세입니다. 

마지막 저의 꿈은 아버지 가슴에 출렁이다가 이내 내 가슴으로 옮겨와 아직도 출렁대고 있는 저 대동강 강가를 두 발로 뛰는 것입니다. 그것도 곧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은님 덕분입니다.

강명구 마라토너가 지난 9월 8일 제주 한라산 백록담에서 출발해 10월 10일 임진각 망배단까지 두 발로 평화를 염원하며 뛰고 또 뛰어 도착했다.
강명구 마라토너가 지난 9월 8일 제주 한라산 백록담에서 출발해 10월 10일 임진각 망배단까지 두 발로 평화를 염원하며 뛰고 또 뛰어 도착했다. 중곡교당 민성효 교무 외 마중 나온 사람들. 
중곡교당 민성효 교무가 마지막 코스에서 그를 기다려 주었다. 

10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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