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마음을 바르게 전하는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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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마음을 바르게 전하는 공부
  • 김관진 교무
  • 승인 2021.01.14 03:32
  • 호수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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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문답감정 15

# 일기기재

익산에서 기차를 탔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뒷좌석에 자리를 잡은 여성 두 분의 목소리가 보통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도 그칠 줄 몰랐다. 여기저기서 짜증 섞인 목소리에 소리 나는 쪽을 향해 얼굴을 돌렸다. 하지만 두 여성 분은 주위사람들의 시선은 아예 무시한 채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급기야 그 소리가 나에게도 경계가 됐다. 누가 말 좀 했으면 하는 불편한 기색으로 서로를 쳐다봤지만 아무도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스스로에게 공부 삼아 반문해 보았다. 지금 너의 심지가 요란하냐? 그렇다! 떠들어대는 저 사람과 그에 대하여 아무 말을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원망스럽고 밉냐? 그런 마음이 나오려고 한다. 원래 없는 그 마음으로 있기에는 그 소리들이 많이 거슬리고 요란해진다. 그럼 원래 없는 그 마음에서 경계따라 불편해진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면 될 것 아니냐? 그렇다. 그로 인하여 상대가 그 어떠한 마음을 내고, 설령 나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할지라도 그것은 상대의 문제지 나의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 그러면 말해보자.

“저기요~. 좀 조용히 해주시면 좋겠는데요. 많이 불편하네요.”

“아~ 네! 죄송합니다.”

흠칫 놀라는 눈치다. 그런 그들을 보는 나의 심지는 어떤가. 약간의 요란함이 있지만 자성의 정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상대는 목소리 톤만 낮췄지 말을 그치지 않는다. 한참 후에야 조용해진다. 대단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상황을 살피지 못하는 염치, 그리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는 마음도 나온다.

다만 나는 그 불편한 경계로 인해 나의 심지를 살피는 공부를 했고, 그 불편함을 화내지 않고 정당하고 바르게 일러 주었으니 그것으로 내가 응당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경계 따라 불편함이 생길 때 마음 처리하는 방법을 잘 활용한 것 같다.
 

# 문답감정

요란한 경계에서 요란함을 잘 살피고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힘을 기르면 원만한 인관관계 형성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자성의 원리를 응용하지 못하면 화나는 경계에서 화를 참거나 화를 전달합니다. 화를 참으면 다음에 더 큰 화로 전이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화를 낸 상태로 그 마음을 전하면 화난 마음이 더 큰 요란한 경계를 만들기도 합니다.

실지 경계에서 내 성격이나 성질대로 취사하지 않고 용심법의 원리 따라 온전 생각 취사의 공부를 오래오래 반복하다 보면 경계로 인한 요란함이 문제가 아니라 그 요란함으로 공부길을 잡아 일상에서 기질변화 하고, 원만구족한 심지를 작용하는 이치를 알게 됩니다. 이것이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며 상시훈련입니다.

자녀를 지도하거나 인연 간에 상대의 잘못을 바로 세우는 일도 일의 처리 방법에 앞서 나의 심지를 들여다보고 자성에 바로 세웠는가를 먼저 챙기는 마음공부가 선결돼야 함을 보여주는 일기입니다.

김관진 교무
봉도청소년수련원 원장

1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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