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즉시색] 너의 죄를 사하노라
상태바
[공즉시색] 너의 죄를 사하노라
  • 라도현 교도
  • 승인 2021.04.25 03:19
  • 호수 12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즉시색40
라도현·화정교당 교도
라도현 교도<br>화정교당<br>
라도현 교도
화정교당

최근 프랑스의 한 기자가 프랑스 신부 40명에게 들은 고해성사를 엮은 책 『너의 죄를 사하노라』를 출간했습니다. ‘지난 3년간 받은 고해성사의 대부분은 남녀 모두 성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신부들도 역시 사람이기에 사람이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것을 용서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 이 책의 내용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하려는 것은 『너의 죄를 사하노라』는 책 제목입니다. 한 번이라도 기독교 교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면 위의 제목을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지 않을 것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우리(인간)가 지은 죄를 진정으로 하나님 앞에 회개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모두 사(赦)해(용서해) 주신다고 합니다. 이러한 교리는 불교와는 매우 다르게 비쳐지는데, 이 때문인지 중한 죄를 지은 사람들이 적잖이 기독교에 귀의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불자로서 우리가 한 번은 짚어봐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기독교의 회개는 과연 불교에서의 참회와 다른 것인가? 불교의 대표적인 가르침인 인과응보가 사실이라면, 그 어떤 죄인도 하나님 앞에 회개하면 ‘죄 사함’을 받는다는 기독교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그것은 교화를 위한 방편인가?

우리가 이러한 물음에 답을 얻으려면, 근본적으로 우리부터 ‘참회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하면, ‘과연 하나님이 내 죄를 사하여 주는가?’ ‘인과응보이라는 것은 절대적 진리인가?’등의 의문도 함께 풀리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정업(定業)은 면하기 어렵다’ ‘인과의 법칙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라는 말의 진실에 대해서도 또한 답을 얻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다음 회부터는 <정전> 수행편 제8장 참회문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참회문 가운데 앞으로 주목하게 될 대목들을 미리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원히 참회 개과하는 사람은 능히 상생상극의 업력을 벗어나서 죄복을 자유로이 할 수가 있다.

2. 전심작악(前心作惡)은 구름이 해를 가린 것과 같고, 후심기선(後心起善)은 밝은 불이 어둠을 파함과 같다.

3. 죄는 마음이 멸함을 따라 반드시 없어지고, 업은 자성의 혜광을 따라 반드시 없어진다.

4. 참회의 방법으로써 사참과 이참은 어떤 것인가.

5. 아무리 백천 겁에 쌓이고 쌓인 죄업일지라도 곧 청정해질 수가 있다.

6. 자성불을 깨쳐서 마음의 자유를 얻으면, 천업(天業)을 임의로 하고 생사를 자유로 한다. 취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고, 미워할 것도 없고 사랑할 것도 없다.

7. 삼계육도(三界六途)가 평등일미요, 동정역순이 무비삼매(無非三昧)가 된다.

8. 고도 고가 아니요, 죄도 죄가 아니다. 진대지가 이 도량이요, 진대지가 이 정토이다.

9. 천만 죄고가 더운물에 얼음 녹듯하고, 내외 중간에 털끝 만한 죄상(罪相)도 찾을 수가 없다.

 

4월 30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