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왕관의 무게와 반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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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왕관의 무게와 반면교사
  • 강법진 편집장
  • 승인 2021.08.17 12:33
  • 호수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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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원불교는 교단 3대 말, 4대 초를 앞두고 석 달간 진통을 겪었다. 초기에는 경전(〈원불교전서〉) 훼손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시작했지만, 결국은 교단 혁신이 턱밑까지 왔음을 인식시키는 시간이었다.

특히 공화제도를 기반으로 대중으로부터 선출된 수위단원 34명의 ‘왕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음을 학습하는 시간이었다. 사태 해결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해 총사퇴할 만큼 ‘법치교단’ 안에서 왕관의 무게는 많은 책임이 따랐고, 스스로 벗고 싶어도 벗을 수 없는 ‘빛과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분명한 것은 수위단원 총사퇴라는 교단 초유의 결정이 단지 34명의 결의가 아니라, 그들에게 ‘왕관’을 씌워 준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돌려 ‘회광반조’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행정과 화합교단으로 교단 4대를 여는 길일 것이다. 특히 재가출가 구성원들의 깊은 상처를 딛고 결의한 9월 29일 보궐선거는 조급함을 놓고 공명정대한 선거문화를 위해 살얼음판 걷듯 투명하고 지혜롭게 진행해 가야 한다. 유권자들도 수위단회가 가진 역할을 명확히 숙지하여 자신이 가진 한 표를 소중하게 행사하는 기회로 삼자.

〈교헌〉에 명시한 수위단회 의결사항은 ‘종법사 선거에 관한 사항, 교서 편정과 교헌 교규의 제정 및 개폐에 관한 사항, 법강항마위 이상의 법위승강에 관한 사항, 교리의 최종해석에 관한 사항, 교헌 교규의 판정에 관한 사항, 국외총부의 설치에 관한 사항, 자치교헌의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 교정원장 감찰원장 임면 동의에 관한 사항, 중요인사의 임면에 관한 사항, 중요정책에 관한 사항, 기타 종법사가 중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 모두 열한 가지다.

항렬 순으로 나열했지만 빈번하게 발생하는 안건은 후자 쪽이다. 이번 경전 훼손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서 수위단원 재선거와 동시에 다음 세 가지도 보완이 요구된다.

중요정책을 다루는 교정원 책임자와 실무자들의 전문성 확보, 주직과 보직을 겸한 수위단원이 상임위원회 활동을 잘 수행할 수 있게 보좌하는 수위단회사무처 역할 증대, 감찰원의 완전한 독립이다.

8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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