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대도 교법을 무한 펼쳐나갈 사명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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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대도 교법을 무한 펼쳐나갈 사명 받아
  • 정효천 교무
  • 승인 2021.11.09 01:52
  • 호수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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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종교무의 길17
정효천 교무<br>​​​​​​​군종교구·제52보병사단
정효천 교무
군종교구·제52보병사단

 

‘경계는 몰려서 온다’는 생각과 함께 눈을 뜬 토요일 아침.

늘 경계 아님이 없으며, 경계는 경계일 뿐임을 알지만, 현재 나의 마음의 크기와 깊이, 몸의 상황에 따라 부담으로 다가오는 경우들이 있다. 그럴 때 늘 속으로 다짐하는 챙김의 문구이며, 경계를 통해 진급하고 있음을 의심하지 않으려는 내면의 기도문 중 한 줄이기도 하다.

아침 10시 강남 내곡동에 있는 부대 법회가 있다. 교통체증을 예측할 수 없는 곳이라 생활하는 경기 광명에서 미리 여유가 있게 출발해야 한다. 서둘러 따뜻하게 줄 간식을 찾고 부대 회의실을 교당 삼아 준비하고 있으면 15명 내외의 용사들이 온다. 이곳에서 1시간 법회를 진행한 뒤, 오후 1시까지 경기도 안양에 있는 부대로 법회를 가야 한다.

돌아오는 중간에 미리 주문해 둔 간식을 찾아 간단히 점심 먹을 생각으로 나오는데 바로 앞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오던 어르신이 차량 도로 턱에 걸려 넘어졌다. 놀란 마음에 다가가니 거동을 힘들어하여 주변에 있는 사람과 부축 후 안전한 장소로 옮겨드리고 119에 신고 후 오토바이 등 사고 장소를 정리했다. 구급차가 도착하여 인계해드리고 나니 법회 도착시간이 촉박하다.

서둘러 부대에 도착하여 각자 교전을 보며 문답형 법회를 진행한다. 새롭게 시도하는 진행방식인데 반응이 나쁘지 않은 듯 새로운 인연들이 모이는 보람을 느낀다. 오늘은 부대 법회를 마치면 서울교구 청년연합법회에서 지도교무로 참여하기로 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교화를 위해 어떻게든 노력하는 마음이 담긴 서울교구 청년연합법회 조력을 요청받았다. 일정을 생각하면 하기 어렵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만 교화와 보은을 생각하면 마땅히 합력해야 할 일이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전무출신훈련 기간이라 이동하며 강의를 듣다 보니 어느덧 법회 장소에 도착했다. 청년들의 뜨거운 교화 열정이 느껴지는 가운데 원고를 받아 서둘러 수정 후, 주어진 역할과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교화를 위해 정성을 다했다.

일정을 마치고 내일 지원 가야 할 육군사관학교 법회 설교를 머릿속에 다시 정리한다. 저녁식사도 평소와 다르게 급하게 먹고 있는 나를 마주한다. 온종일 몸과 마음을 잠시도 쉼 없이 부려 쓰다 보니 이제는 내려놓고 여유를 찾아야 하는 시간임에도 엔진이 계속 돌아가듯 멈추지 않음을 본다. 꼭 그렇게 무리해서 일정을 소화해야 하냐는 내 안의 다른 내가 볼멘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이면의 마음을 보면 더 없는 충만함과 보람으로 가득하다. 여느 때보다 토·일요일은 교무가 가장 바쁜 날이며, 바빠야 하는 날이지 않은가. 기도하며 늘 새기는 ‘軍 사회를 통해 일원대도의 교법 경륜을 무한 펼쳐가야 할 사명을 부여받았다’라고 당부해준 좌산상사님의 ‘군종교무의 길’ 법문을 위안 삼아 내일 아침도 진급과 은혜의 설렘으로 눈뜨길 염원해 본다.

11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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