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감정] 벨소리 주착심 깨다
상태바
[문답감정] 벨소리 주착심 깨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21.12.07 13:14
  • 호수 12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음공부 문답감정 27
김관진 교무<br>​​​​​​​봉도청소년수련원 원장
김관진 교무
봉도청소년수련원 원장

 

일기기재

훈련 결제식을 시작하면서 설명기도를 올리는 중에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미리 공지했어야 했는데 챙기지 못했다. 결제식 마치고 다음 시간 전에 공지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교당 교무님이 상황을 파악했는지 의식 중에 벨소리가 울려도 놀라지 말라고 먼저 얘기해준다. 교당 주변에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일요일 법회 식 중에 차 빼달라는 연락이 올 수도 있으니 양해를 부탁한다. 골목에 위치한 교당의 상황을 듣고 나니 묘하게도 휴대전화 소리에 걸려 있던 마음과 간간이 울리는 벨소리가 아무런 경계가 되지 않는다.

훈련이나 의식 중에 벨이 울리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일이라며 벨소리에 민감하던 이전 생각들이 상황 따라 일어나는 분별성과 주착심이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래서 마음을 열고 이해하게 되면 경계가 경계 아님을 알게 된다고 했구나. 정신이 상쾌하다. 이것이 정신 세력이 확장되는 것이겠지. 재미있다. 감사하다.


문답감정

내 마음에 무엇을 세우는가에 따라 요란함이 일어남을 증명하는 일기 내용입니다. 훈련이나 법회 시간에는 반드시 휴대전화를 꺼둬야 한다는 생각과 대중들이 모이는 집회에는 공중도덕을 잘 지키고 조용히 해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니 휴대전화에 대한 사전 공지를 미리 챙기지 못한 자신을 탓하고 휴대전화가 울리는 그 교도님이 경계가 됩니다.

그런데 그 교당의 주차 상황을 알게 되고, 전화가 오면 잠깐 밖으로 나가 차를 이동시키는 것이 자연스러운 교도들의 설명을 들으니 모두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이후부터는 휴대전화 소리와 교도들의 이동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니, 자성의 마음작용 원리가 한순간에 확연해지는 정신세력을 확장하는 공부를 했습니다.

심지인 마음 밭은 원래 모든 분별 주착이 없건마는 내가 그 마음 밭에 심은 마음의 씨가 연이 되어 좋고, 싫고, 예쁘고, 밉고, 시비이해의 경계를 세우게 됩니다. 내가 심은 마음의 씨는 어제부터 수년, 수백 년 전에 이르기까지 분별성·주착심으로, 성질과 성격으로 고착되어 모든 취사의 기준으로 작용하며 이것이 각자의 업력과 인격을 이룹니다.

일상의 경계에서 어느 것에도 정해지지 않은 원래 성품에 반조하여, 인연따라 모든 것이 전개되는 진공묘유의 원리를 알게 되면 이것이 사실적 도덕의 훈련입니다. 마음의 원리를 놓고 도덕적 관점으로 예와 원칙을 세우면 항상 내가 세우는 양과 음의 상대적이고 옳고 그른 이분법적 세계에서 요란함이 생깁니다.

휴대전화 소리가 나면 안 된다는 한 생각을 놓으니 소리로 인한 불편함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자리 이동하는 모든 상황도 걸림 없이 받아들이니 훈련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평소 마음의 원리를 연마하고 공부심을 놓지 않았기에 경계를 통해 순발력 있게 큰 깨달음을 얻고 지금 여기에서 낙원을 수용하는 마음공부를 하게 된 것입니다.

12월 10일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