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짐] 365개 진주 알을 찾아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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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다짐] 365개 진주 알을 찾아 떠나는 여행
  • 한울안신문
  • 승인 2022.01.05 14:45
  • 호수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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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선 교도
한의학 박사·금빛한의원장
이정화(법명 원선) 교도의학 박사·금빛한의원장
이정화(법명 원선) 교도의학 박사·금빛한의원장

 

번잡했던 하루의 바깥 생활을 마무리하고 나만의 세계로 들어가는 저녁 무렵, 여느 때처럼 집 근처 강가로 나가 산책한다. 차가워진 날씨에 온몸을 패딩으로 감싸고 걷는 발걸음이 자꾸 따뜻한 집으로 가자고 잡아당긴다. 그 마음을 돌려 천천히 걷다 보니 발바닥이 굼실거리며 따뜻한 기운이 돌고 몸에 활력이 돌기 시작한다.

삶은 매 순간 선택의 연속이다. 연구에 의하면 누구나 하루에 2만 번 정도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나이에 365일을 곱하고 거기다 20,000을 곱하면 오늘까지 자신이 무엇인가를 선택한 만큼의 숫자가 나온다. 셰익스피어의 햄릿만이 죽느냐 사느냐를 놓고 선택의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네 모두가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햄릿이다. 그러므로 현재 나의 모습은 지금까지 내가 선택한 결과물이다.

우리는 그 선택을 통해 인생이라는 소설의 페이지를 채워나가고 자기 자신을 점차 구체화해 간다. 고(Go)냐, 스톱(Stop)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연말연시에 여흥으로 즐기는 고스톱이 생겨난 이유도 본질은 이러한 것을 연습시키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오래전 중국의 항주로 심장에 좋은 약재인 진주를 구하러 갔었다. 그곳은 오래전부터 진주 양식을 많이 하는 곳으로 쉽게 진주 분말을 구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왕 간 김에 선물할 요량으로 진주 목걸이 판매점에 들렸다. 예상하길 알들이 큰 것이 희소성이 높기에 가장 좋고 비싸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가격표를 보니 옆에 있는 작은 알보다 반값도 안 되게 저렴했다. 특별할인인가 싶어 호기롭게 큰 알로 된 것을 사려고 마음먹고 가격이 저렴한 이유를 물었다. 답인즉 아무리 큰 알이라도 흠집이 있으면 작고 흠 없는 알들로 만들어진 것보다 가치가 떨어지고 크고 무결점인 진주 알들로 만들어진 목걸이는 그럴 만한 진주 알이 없기에 물건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간혹 나오는 커다란 무결점 진주 알은 반지를 만든다고 한다. 세상에 큰 스승이 드물게 나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삶의 가치는 선택으로 행해진 결과물을

알알이 실에 꿴 목걸이와 같다.

매일매일 작더라도 원만한 일원상을 닮은

삶을 살아 낸다면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가장 높이는 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선택의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의 삶도 이와 같지 않을까? 삶의 가치는 선택으로 행해진 결과물을 알알이 실에 꿴 목걸이와 같다. 매일매일 작더라도 원만한 일원상을 닮은 삶을 살아 낸다면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가장 높이는 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선택의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과연 나의 선택이 최상이고 최선일까. 무엇이 나로 하여금 그런 결정을 하게 하는가?

상대할 것이 있는 상대계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가치척도인 상대자가 있다. 각자의 가치척도를 재는 잣대에 비유하자면 누구는 10m 길이의 잣대이고, 누군가는 100km 길이의 잣대이고 또 누군가는 10cm 길이의 잣대이다. 그야말로 상대적인 잣대들이다. 남산 정상에 오른 자는 설악산 정상에서 보는 풍경을 이해할 수 없고 히말라야 정상에서 경험하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정상에 올랐다는 의미에서는 다 같지만, 정상에도 차원이 있다. 이것이 제각각인 상대자를 척도로 삼으면 세상에 오류가 생기고 혼란과 갈등이 일어나는 이유이다. 따라서 이 모든 차원을 통과하고 통합하는 절대적인 잣대 즉 절대자가 필요하다. 이러한 절대자를 만나지 못하고 자신의 상대자로 모든 것을 재고 판단하고 선택한다는 것은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절대자를 만나지 못하고 열심히만 하면 오히려 틀어진다. 이보다 애통한 일이 있을까? 서울을 가고자 열심히 달리는데 방향이 부산행이면 달리면 달릴수록 멀어질 뿐이다. 따라서 우리는 진리의 방향성과 합일하고 있는지 법신불과 통하고 있는지 매 순간 자신을 관찰해야 한다. 무지를 깨고 진리와 이어지는 방법들을 소태산 대종사는 너무도 자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서 원불교인들은 복이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차가운 밤공기에 더욱 맑고 환하게 떠오른 보름달을 훅 빨아당겨 나의 심중에 걸어 놓고 법신불 일원상의 체성에 합하기를 염원하며 조용히 일원상 서원문을 읊는다. 부처 되는 길을 선택한 우리는 처음 먹은 마음 그대로 물러서지 않고 초지일관하여 2022년 한 해 최상의 진주 알 365개를 장만하게 되길 일심으로 축원한다.

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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