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 아래 찻자리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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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아래 찻자리 열어
  • 조경원 편집장
  • 승인 2022.05.04 11:40
  • 호수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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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훈련원 느티나무 카페 개원

서울교구의 대표 훈련 도량, 오덕훈련원이 카페를 개원했다.

성숙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드러낸 진분홍, 연분홍 철쭉이 가득한 축령산 오덕훈련원에서 계곡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카페 개원의 소식을 알리는 4월의 마지막 날, 두 그루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찻자리가 열렸다.

느티나무 광장에 마을 이장과 동네 사람들, 재가출가 교도, 어린아이부터 팔순 노인까지 모이니 낯가림 없는 느티나무의 품과 유성신 원장의 국량을 짐작하게 한다.

예로부터 숲이 울창하고 계곡이 아름다운 산으로 알려진 축령산. 유 원장은 본지 1257호 ‘오덕에서 온 편지 13, 느티나무 카페를 열며’에서 카페의 사계절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생명의 가녀린 움과 꽃을 피우는 봄엔 기타 반주에 자유롭게 찻잔을 기울이며 시름을 잊게 하는 공간이 되고, 녹음이 짙은 여름엔 그늘에서 더위를 잊게 하고 계곡에 발을 담그는 휴식처가 되며, 단풍이 데크 위를 수북이 덮은 가을엔 따끈한 말차 한 사발을 마시며 그 속에 담긴 우주를 상상하고, 유리창 너머 흰 눈이 흩날리는 겨울엔 장작 난로를 피워 올리고 커피 원두의 향을 음미하는 곳.

카페 구상부터 실내장식까지 모두 훈련원 교무들의 손길을 거쳤고, 기기와 소품은 훈련원과 인연이 된 분들의 후원으로 마련했다고 한다.

누군가 말했다. 나이가 들면 종교와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해 묵상하게 된다고. 선방에 들어 느티나무 카페에 앉아 수동계곡에서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영성을 맑히는 차 한잔하는 건 어떨까. 주인이 따로 없고 무상(無償)으로 제공하는 무료 찻집이라고 하니 대도무문(大道無門)에 들어 무상(無常)의 이치를 체득해보자.

5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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