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법회와 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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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법회와 공양
  • 한덕천 발행인
  • 승인 2022.11.02 13:27
  • 호수 12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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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법회를 시작하면서 가장 큰 고민이 법회 후 공양이다. 공양을 포기하는 교당이 생기고 있는데, 법회 후 공양이 없는 교당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걱정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 대형교회를 보았더니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한꺼번에 해결하지 못하자 인근 상가와 협약을 맺어 교회에서 식권을 나눠주고 식사를 할 수 있도록까지 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까지 할까?

속담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첫 만남이든 인연이 지중한 사람이든 인연을 깊어지게 하는 수단으로 함께 식사한다. 이는 동서양이 비슷하다.

필자는 교당을 신축하거나 구조개선을 할 때 식당을 중시한다. 식당은 단순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법회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소통이다. 진리와 스승과 법과 회상을 소통케 해야 하는데 식순과 내용 그리고 공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공양은 법정을 깊어지게 한다. 교도 간에 법정을 돈독히 하고 법연을 깊게 하는 최상의 방법은 함께 식사하는 것이다.

공양은 교화단을 활성화해준다. 평일에 단원들이 모이기 쉽지 않다. 공양을 함께하고, 공양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교화단회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교화단회가 월1회가 아니라 매주 공양을 매개로 교화단회가 이루어질 때 교화단은 활성화될 것이다. 처음에는 공양이 친교의 중심이 되지만 교화단과 잘 접목하면 교화단마다 특성화되어 저절로 단장중심으로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중요한 것은 공양은 문답·감정·해오를 가능하게 한다. 문답·감정·해오의 교당내왕시주의사항 실천이 교단적으로 과제인데, 이 문답·감정·해오를 꼭 법회에서 교무와 교도가 직접 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단장 중심으로 문답·감정·해오의 문화가 만들어진다. 공양 후 자연스럽게 단원들이 모여서 서로 문답·감정·해오가 이루어지게 하는 매개가 되어 법회를 더욱 성숙하게 하고, 교도의 공부심을 더욱 진작시켜줄 수 있다. 그래서 먹을거리는 공감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다만 코로나 이전처럼 교도들이 직접 공양을 준비하는 형태는 탈피해야 한다. 직접 준비하는 것은 법회를 소홀히 하게 하고, 공양을 피하게 만들 테니 교도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공양 문화를 새롭게 개선하면 좋겠다.

11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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