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역사회와 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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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역사회와 교화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1.18 19:54
  • 호수 12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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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을 알아야 교화가 살아난다.
교화는 은혜와 감사를 확산하여 행복 추구하는 것.

종교의 사명은 어지러운 세상을 구하고 고통에 신음하는 대중을 건지는데 있다. 구세제인(救世濟人)이라는 말이 그것이다. 교조인 소태산대종사가 정신개벽의 기치를 들어 불법(佛法)의 시대화·대중화·생활화를 외친 이유나, 교당을 대중이 모여 사는 곳에 두도록 한 뜻이 여기에 있다. 
이러한 사명을 다하는 것이 교화이다. 그런데 우리의 교화현장에서 지역사회를 등한히 한다고 할까,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 모습을 보게 된다. 지역사회를 의식하지 않는 교화는 그 대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이는 물론 교단의 정책에 이 분야의 힘이 실려야 할 일이지만, 교무의 자질향상에도 관련이 없지 않다.
원불교학은 교리학인 이론교학과 교화학인 실천교학으로 나눌 수 있는데,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보아야 할 교화학이 발전을 보지 못한 면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심을 가지고 오랜 기간 중앙총부가 위치한 익산의 역사·문화와 산업, 그리고 문화기반과 정체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익산시사』(2001)의 종교항목 집필·편집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익산, 종교화합의 성지를 가다』(2019), 익산향토문화 전자대전의 원불교 항목(2020),  『조선(익산)주재 36』(2021) 번역, 익산근대역사관의 교단관련 연표와 원불교 배네제작(2022), 국가의 문화도시 선정에 ‘정토회마을 이야기’·‘원불교알기’ 등의 시민그룹과 4대종교 방문활동(2022), 『호남보고 이리안내, 1915』(2023) 번역 등의 지역발전과 교단을 연계한 과제에 임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농업기반의 익산 역사가 조명되고 그간에 밝히지 못했던 중세역사를 고증하게 되었다. 1380년(고려 우왕 6)에 일어난 익산웅포 덕성창의 미곡을 탈취하기 위해 왜구들이 500선단으로 침략하여 최무선(崔茂宣)의 화포에 의해 섬멸된 진포대첩이 그것이며, 금년부터 시의회의 협조를 얻어 현창사업이 시작된다. 
그간의 변화는 교단과 원광대학교, 그리고 지역 연구자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익산학’을 주제로 하는 조직화가 뚜렷해진 일이다. 중앙총부의 수도원과 중앙교구 등에서 ‘익산의 역사·문화와 원불교’라는 강의가 이루어진 것도 종래에 없었던 일이다. 개인의 활동으로는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바꾸는 일이 어렵겠지만, 재가·출가교도가 관심을 갖는다면 서울이나 부산 같은 큰 도시의 역사·문화도 밝혀서 교당과의 간극을 좁히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윤광준(淳山 尹光俊) 원로는 교화관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소통·공감·배려로 포용의 폭을 넓혀 상생의 관계로 교류하고 함께하면서, 소태산대종사의 교법을 바르게 신앙하고 수행하여 원만한 인격을 이루며, 자신과 가정과 사회를 진급·진화하게 하고, 은혜와 감사를 확산시켜 함께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 작업이다. 아울러 원불교 교화공동체의 확산과 발전을 추진하여 정신개벽으로 다같이 다함께 낙원세계를 건설하는 작업이다.” 
일생을 교법정신으로 살아온 교단원로의 사자후(獅子吼)가 아닌가! 개교 2세기를 향하는 길이 지역사회를 향한 포용에서부터 착실히 정진해 나가기를 희망해본다. 
양현수(교무, 일본교구 교령)

 

 

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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