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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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랑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2.01 12:18
  • 호수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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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선 한의학박사

올겨울에는 유난히 춥고 눈이 많았다.
집안에서 꽁꽁 싸매고만 있다가 오랫만에 따뜻한 햇살에 기대어 눈녹기 시작하는 강가로 산책을 나간다.
시간의 흐름은 여지 없어 다시는 소생하지 않을 것 같은 나무 줄기 끝에 초록 기운이 어린걸 보니 봄이 곁에 다가왔나 보다
강가에는 아직 너럭바위 같은  얼음판이 널찍하게 떠있고 그위에 철새들이 오기종기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눈이 부실 정도로 투명한 빛을 반사 하는 얼음판위에 평화로운 새들을 보며
자연의 속 깊은 보살핌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대부분의 세상 물질은 기체나 액체보다는 고체 일수록 밀도가 높아지고 물보다 밀도가 높은 물질은 물속으로 가라 앉는다.
밀도란 시내버스에 띄엄띄엄 빈자리가 있으면 밀도가 낮다고 하고 승객들로 가득 차서 서있기도 힘들면 밀도가 높다고 한다. 
거의 모든 세상물질은 온도가 낮아 질수록 차가워지고 딱딱하게 굳어서 밀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물은 예외이다.
물은 온도가 낮아져서 액체에서 고체가 되면 오히려 분자구조의 변화로 밀도가 낮아지고 부피는 커지며 그러한 덕으로 얼음은 물위에 뜨게 된다.   
만약에 얼음이 물에 뜨지 않고 가라 앉는다면 언젠가는 강 전체가 얼어붙어 모든 물고기는 죽어버리고 식수도 구할수 없어 모든 생태계가 멈추어 더 이상 세상은 이어가지 못할 것 이다.
아직은 소복히 쌓인 눈 아래에서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정겹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쌓인 눈밑에 얼음들이 조금씩 녹아 주변이 질척거리며 작은 싹들이 돋아날 틈을 마련해주고 있다.
추운 겨울 깃털 같은 눈이 내려 소복소복 쌓인다는 것은 얼마나 다정한 보살핌인가?
만약에 깃털 같은 눈 대신 우박같이 쏟아 졌다면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
땅위에 생명들이 이리저리 피해 다니고 여기저기 파손된 잔해와 부상입은 생명들로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누구도 사뿐사뿐 내리는 눈을 보며 위압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강을 뒤덮은 얼음판 아래 물고기의 안부를 궁금해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자연은 가없는 보살핌으로 가득찬 사랑,  참사랑  자체이다.
우리 인체의 70%를 구성하는 것이 물이다. 우리안에는 이미 물의 속성이 내재되어 있다.
각자각자 에게서 물의 덕이 드러나고 서로간에 자연의 참사랑을 구현할때 비로소 우리 답게 사는 모습일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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