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에게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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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에게 쓰는 편지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2.22 10:05
  • 호수 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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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산 신효영 역삼교당 교도회장 

사랑하는 아들, 딸, 며느리, 사위 그리고 손자 손녀들에게
내가 오늘 풀어 놓을 이야기는 이 교당 건물을 어떠한 철학으로 이렇게 꾸몄는지에 대한 설명과 자랑, 그리고 항상 마음에 담고 있지만 입 밖에  잘 내지 않았던 나의 서원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간절한 기도와 자신을 돌보지 않고 밤낮으로 좋은 장소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인 법동지들 덕분에 불연지로 선택된 이 건물은 빌딩 중 보기 드물게 전 층이 가운데 기둥이 없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고, 건물 앞에 도로와 건너편 건물의 필로티 구조로 인한 개방감이 최고의 장점이었다. 
교당의 외관은 아주 모던하고 세련된 형태를 갖추었고 내부는 원불교의 상징성과 경건함이 묻어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건물의 각 실들은 우리의 법회와 행사 만이 아니라 다른 용도로도 활용될 수 있도록 꾸몄다. 
앞으로 5층 대각전에서 조용하고 경건하고 의미있는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4층에서는 도심에서 근무하는 회사원들이 찾아와서 선, 요가 등을 할 수 있고, 밝고 세련된 디자인과 각종 음향과 기기 등이 구비된 3층은 회의실로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이러한 멋진 공간들을 만드는 일이 우리 모든 교도님들의 정성과 기도와 노력만으로 될 수는 없었단다. 여기에는 홀연히 나타나서 온몸과 마음을 불살라 이를 만들어 주신 불보살과 친구들이 있었다. 나는 여기에서 그 불보살과 친구들을 밝히고 너희와 함께 영원토록 감사하고 싶구나. 
평생 가슴 속에 품고 있으면서도 너희들이 불편해할까 봐, 너희가 너무 바쁠까 봐, 너희가 난감해할까 봐 아니 무엇보다도 너희들 입에서 싫다고 거절할까 두려워 망설였던 이야기를 할까 한다. 
왜냐하면 이제 이런 공간도 마련했고, 요즘 우리 문화, 음식, 한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퍼지는 것을 보며 머지않아 우리 원불교가 많은 사람들이 믿는 종교가 될것이라는 확신이 섰고, 너희가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마음에 두고 곧 올 것 같아서 이제는 말하고 싶다.
얘들아 우리 교당에 나오너라~
원불교가 잘 와 닿지 않거든 그냥 효도한다고 생각하고 나오너라
부모님이 멋지고 훌륭하다고 그래서 자랑스럽다고 생각한 적이 있거든 그게 다 원불교에서 마음공부 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나오너라. 
편지가 갑자기 무거워진 것 같구나.
유머 하나 해도 되겠니? 우리는 공약한다.
첫째, 너희가 원불교에 나오면 애기는 우리가 봐 주겠다. 둘째, 1층에 맛있는 베이커리가 있는데 빵과 커피를 무제한으로 쏘겠다. 셋째, 원불교에 나온다면 명절이나 생일 안 챙겨주어도 최고로 효도한 것으로 하겠다.
아제르바이젠 속담에
존경받고 싶으면 말을 너무 많이 하지말고,
건강해지려면 많이 먹지 마라는 말이 있는데 편지가 너무 길어졌구나.
우리는 너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 최고로 행복하고 큰 선물이라 생각한다. 오늘 내 편지를 끝까지 잘 들어주어 고맙다.

 

 

*이 글은 역삼교당 다함께 법회 중 <자녀들에게 쓰는 편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2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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