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에서 온 편지] 생생약동하는 서원의 꽃을 피우는 일, 삶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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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에서 온 편지] 생생약동하는 서원의 꽃을 피우는 일, 삶의 예술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2.23 02:08
  • 호수 12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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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은 혹독한 추위를 딛고 애타는 기다림과 고통속에서 창조되는 환희로운 열매다. 봄바람의 온유함에 마른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노오란 생강꽃이 새하얀 서리꽃을 뚫고 가장 먼저 봄을 알린다. 
잣나무 휴양림 골짜기에는 긴 겨울 북풍의 한기를 맞으며 켜켜이 내린 눈과 얼음이 녹아 내리고 있다. 
 잣나무 향기 그윽한 산비탈 아래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밀고 앞다투어 고개를 쑥 내미는 얼레지, 노루발풀, 은방울꽃, 나도바람꽃, 족두리풀 등 각기 다른 야생화들의 신비로운 얼굴로 빚어낼 진한 감동의 예술로 한발짝씩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예술은 자연에 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축령산 자락의 한울안 명상센터(오덕훈련원)에서는 매월 삶의 예술학교 영성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이 세미나를 여는 스탭진들은 참가자들과 하나가 되어 마음에 아픔을 진실로 경청하고 공감하며 활활 타오르는 열정으로 그들을 인도한다. 이 신뢰와 소통으로 자신의 무의식에 저장된 깊숙이 박힌 가시가 통증을 통해 빠져 나간다.  눈과 귀가 새롭게 열리고, 가슴 벅찬 감동의 물결속에 서로의 눈에서는 경이롭고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삶은 끊임없이 배우는 드넓은 학교다.  누구나 지닌 순수 본성의 광명을 회복하여 한 인간의 존재가 가진 빛의 생명력으로 환원될 때 그가 세상을 향한 빛이 되는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일지라도 진드기가 그 꽃을 휘감아 꼼짝 못하게 하는 병이 들면, 그 꽃은 다 피우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거나 주변에도 병을 옮기게 된다. 
사람의 일생도 상처 입은 마음을 무지한 상태로 그대로 방치함은 그로 인해 자타간에 인연의 꽃과 서원의 꽃을 피우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분노와 불신 원망과 좌절의 자신을 객관으로 비추어 보게 하는 두려움을 내려놓고, 이를 극복하려는 도전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어두운 터널을 뚫고 밝은 빛으로 나아 가려는 줄기찬 노력과 몸부림이 있어야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순수 본래 존재가 드러나게 된다.
우리가 자신의 무지를 깨달아 마음이 열리면, 내 상처와 아픔 통증 마저도 꽃이 되기 위한 과정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타인의 깊은 이해와 공감, 소통의 여유가 생겨난다. 이것은 고귀하고 성스러운 창조의 예술이다.
지금 인류는 높은 영성의 시대로 향하고 있다. 우리가 개인의 문제를 해결하고 정화될 때 참다운 세상을 향한 빛이 되는 것이다. 불성을 회복하여 순수 본질로 거듭날 때 내 안에 긍정, 희열, 기쁨이 초대되고, 이 고요한 평온은 일체생령에게 공존의 사명감으로 점화가 된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 생생 약동하는 서원의 꽃을 피우는 일은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삶의 예술이다.
타력에 힘입어 먹구름을 벗어나 파란 하늘을 바라보도록 어느 곳에선가 자비 훈풍은 불고 있다. 거친 것을 걷어 내야 자신을 회광반조하는 미세한 수행이 비롯 된다. 묵은 것을 털어내고 새 잎이 돋아나며 꽃들이 피어나는 강인한 생명력의 계절이다. 
이 봄날에 맑은 영성으로의 회복, 생명의 빛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부푼 희망을 이야기하자. 

 

2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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