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마음공부]고래야 날자!  이제 날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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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마음공부]고래야 날자!  이제 날아보자꾸나!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3.22 20:33
  • 호수 12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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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웨일 (The Whale, 2022)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배역): 브렌든 프레이저 (찰리), 세이디 싱크 (엘리), 홍 차우 (리즈)타이 심킨스 (토마스), 사만다 모튼 (메리)

<영화줄거리>
오늘도 인터넷에서 강의를 하는 컴퓨터 화면에 강사인 찰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유가 뭔지를 묻는 학생에게 카메라가 고장 났다고 말한다.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는 270kg이 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 말없이 8년전 가족을 떠났던 그에게 딸이 찾아온다. 화해를 하고픈 그는 딸의 숙제를 대신해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딸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있는 그는 자신이 원하던 딸과의 화해를 이룰 수 있을까? 

○ 죽음을 앞둔 일주일 
‘더웨일’은 살아오면서 지금껏 잘한 것 하나 없다고 느끼는 주인공의 죽음을 앞둔 1주일간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는 나라는 존재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질문한다. 연극무대와 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주인공 1인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인간 시선 안에 딱 들어맞는 듯한 정사각에 가까운 화면을 보여준다. 그것은 비대해진 주인공의 몸을 더욱 비정상적인 것으로 두드러지게 한다. 클로즈업 장면을 자주 사용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배우들과 마주한 듯한 느낌을 주며 인물의 감정에 몰입하게 한다. 특히 고래 눈을 닮은 듯한 찰리의 클로즈업 장면은 바다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우수에 찬 모습으로 보이며 한편으론 주인공이 품고 있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분노를 잘 표현해주고 있다. 
○ 그녀만의 욕심 
주인공 찰리는 자신의 행복을 위해 떠나온 딸에 대한 미안함을 지녔기에 아픈 몸을 불구하고 그녀를 위해 돈을 모은다. 반면 엘리는 어린 자신을 두고 간 아빠에 대한 미움만이 있는듯 숙제를 도와주는 그를 향해 독설을 퍼붓는다. 찰리를 돌보는 리즈는 찰리의 죽은 동성 연인인 알란의 여동생이다. 그녀 또한 오빠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기에 찰리를 끝까지 포기 못하지만 사실 그것은 그녀 만의 욕심일 뿐이다. 찰리를 죽음으로부터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종교적 믿음 뿐이라 생각하는 토마스는 강요 받으며 살아왔던 자신의 모습을 망각하고 타인에게도 스스로 믿지 않는 믿음을 강요하는 우를 범한다. 각자의 흠을 가지고 있는 그들은 찰리를 통해 자신의 위선과 어리석음을 발견하게 된다. 찰리가 학생들에게 말하는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라”는 말은 사실 찰리 자신이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영화는 겉으로 드러나 것으로만 상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찰리는 외모로, 엘리는 거친 행동과 말로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반감을 일으키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의 전부는 아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기 파괴와 위선에서 벗어나는 길임을 영화는 보여준다.
○ 눈부신 빛 속으로 뛰어들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가 말해주고 싶은 것을 단 한 번에 휘몰아치듯 보여주는 장면이다. 유일하게 찰리를 편안하게 해줬던 글귀가 엘리가 쓴 것이 밝혀지고 엘리가 읽는 그 글귀를 들으며 찰리는 두발로 선다. 해가 쏟아지는 밖을 향해 걸어 나가 가볍게 발을 뛰어 눈부신 빛 속으로 사라지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저 한 인간의 죽음이 아닌 새로운 장이 시작되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하겠다. 
‘사람은 타인에게 무심할 수 없다’는 주인공의 말처럼 관계 속에서 만이 상대를 통해 나를 바라보며 자기구원과 타인의 구원이 가능할 것이다. 구원은 원불교적 표현으로는 내가 가진 틀을 벗어버리고 내가 부처임을 알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구원자(부처)는 지금 여기 도처에 있다. 나의 탐.진.치로 내가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마음을 깨우고 눈을 뜨자. 

3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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