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선진, 주산종사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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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선진, 주산종사 (6)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4.12 17:38
  • 호수 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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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버지 주산종사

기간한 문집을 더욱 보완하여 2권으로 발간하고, ‘주산종사 유묵과 유품 그리고 추모작품’을 모아 기념전시회를 하기로 가결하였습니다. 회의를 진행했던 문산님께서 ‘주산종사께서 좀 더 오래 사셨더라면 우리 교단도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지 아니었을까’라고 말을 꺼내시자, 여기 저기 테이블마다 ‘물어 보나 마나지’라는 낮은 한숨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80세를 넘긴 제자들 수 십 명이 모여서 무보수 은퇴자들의 용금을 털어 추모사업을 하시겠다니 이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눈물겨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 글의 앞부분에서, 제가 어렸을 적부터 어른이 다 되기까지 여러 주위 분들로부터 한결 같이 깊은 사랑을 받은 이유를 알지 못했다고 고백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나 철이 들어 가면서, 아니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아버지 주산종사에 대해서 점점 더 알아가면서 그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가 귀엽게 생겨서도 아니요, 하는 짓이 특별히 똑똑해서도 아닌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주변 분들에게 ‘그 아이 좀 특별히 사랑해 주시라’고 부탁해서 더욱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제가 모두로부터 존경받는 인격자를 아버지로 하여 태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아버지로부터 정말 엄청난 은혜를 받고 살아 온 것입니다.  갚아 나가야 할 은혜가 태산같이 쌓여 있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 자식들에게 그들이 주변 모든 분들로부터 아낌없는 신뢰와 사랑을 조건없이 받게 하는 기술을 아버지 주산종사로부터 철저히 배워 터득하고자 합니다.  
지금 교단은 개교 100년을 앞두고 대종사님께서 일원대도의 제도은혜가 세계 구석구석까지 뻗어 나가도록 해야 할 사명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원불교신문>의 표현대로 ‘교단 만대의 사표이신 주산종사의 정신이 우리 후진들의 정신 속에 깊이 뿌리내려 모두가 제2의 주산이 되어 교세의 대왕성을 앞당길 것을 축원’하여 마지않습니다.  
아버지, 어디에 계신가요?
이제 아버지께서 어디에 계신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아버지께서 마지막 가시면서 게송을 밝혀주고 가신 대로,  저희와 함께 계실 때도 진리와 함께 계실 때도 진리와 함께 사셨고,  지금도 진리와 한 몸 되어 저희들 모두 속에 생생히 살아계십니다. 그래서 그 진리 소식을 가만히 외어 봅니다. 
‘진리는 고금을 통하여 변함이 없고 시방을 두루해도 다 함이 없나니, 우리는 이 진리를 체 받아서 진리적 생활을 하자.’
(원기 92. 10. 19)


4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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