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교당이 문화센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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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교당이 문화센터라면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4.26 13:36
  • 호수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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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인구가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국가 정책은 나날이 노인복지에 새로운 도안을 내며 살기 좋은 나라로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지만, 각 종교의 신도 또한 대체로 연세가 지긋하여 젊은 사람 모시기가 급급하다
지난날 가족과 국가를 위해 밤낮 없이 사는데 매달려 이 나라를 부흥으로 이끈 그야말로 50~60대 세대들에게 지금의 젊은 MZ세대는 이해할 수도 없고 따라갈 수도 없는 도깨비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부터 50~60년 전만 해도 지방 마을에는 TV나 전화가 한 마을에 1, 2대 있을까 말까 했으며 먼 곳에 사는 가족이나 친지 친구에게 2, 3일 걸려서 가는 편지가 유일한 소통의 수단이었다. 그 후 40년 전쯤은 가정마다 전화와 TV가 생겨났고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는 기간이 한 5년쯤 걸린 것 같다. 
그리고 30년 전쯤에는 벽돌만 한 손전화가 등장했으며, 서울에 웬만한 전세방 하나 값은 되는 벽돌만 한 손 전화는 부의 상징이었다. 그 당시 시내버스에 손 전화를 들고 탄 사람을 보고 “전화를 들지 말든지 버스를 타지 말든지” 하며 핸드폰 든 사람을 갑부 취급하는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그 후로는 5년 단위로 폴더폰이 생겨나고 점점 작아지더니 너나 할 것 없이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통신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거대하고 새로운 문화의 물결이 손 안에서 이루어지더니 국내는 물론 세계가 손바닥 안으로 들어 온 것이다.
그러나 보이스 피싱이라는 신종 사기 수법이 생기고 수많은 정보의 홍수와 빠른 결단을 요구하는 앱, 유익과 불이익이 공존하며 손안에 있는 기계와 잠시도 떨어지지 못할 뿐 아니라 사람보다 기계에 매달려 은행이나 각종 문의 사항도 전화 속에 기계음이 대신하는 어이없는 답답함에 60~70노인들은 당황하며 전화기를 붙잡고 쩔쩔매기 일쑤다.  
스마트폰과 컴맹 시대를 사는 어른들은 이 나라 산업 역군으로 우리들의 부모 형제 동기로 더없이 영리하고 지혜로웠으며 성실하고 근면했음을 일러 무엇하랴마는 지금의 IT 세대의 흐름은 따라잡을 수 없다. 핸드폰을 들고 자녀에게 물어보려 해도 내 가깝게 자녀가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리 호락호락 살갑지도 않으므로 손바닥 문화를 놓지도 잡지도 못하고 안타까운 시간이 흐를 뿐이다. 이제는 세계가 손안에 있으며 모두가 한 가족이 될 수 있는 시대임에도 어른들에게 IT 세대의 흐름은 어렵기만 하다.
우리의 표어 ‘물질이 개벽 되니 정신을 개벽하자’이어서 100년 전 원불교 대종사님 전망품을 들여다보자. “국가가 국한을 터서 서로 융통하리라 또 지금의 물질문명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지만 오는 세상에는 위없는 도덕이 굉장히 발전되어 인류의 정신을 문명 시키고 물질문명을 지배할 것이며 물질문명은 도덕의 도움이 될 것이니 머지않은 장래에 길에 흘린 것을 줍지 않는 참 문명 세계를 보게 되리라.”예견하신 바와 같이 시대의 물결은 도도히 흐르고 우리는 정신개벽 시대에 다가섰다. 빛의 속도로 우리 종교의 법문이 위성TV와 라디오를 통해 날마다 전달되고 있다. 
백세 인생의 육,칠십 어른들의 시간이 바탕이 되었으나 현재까지 일군 삶에 대한 과시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뭐랄까? 그저 막연한 체력적, 경제적 불안감이 밑바탕에 깔려있고 모든 것은 애매하여 왠지 모를 두려움이 있는 것이 IT 세대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다. 부디 정신의 양식을 구하는 교당이 젊은 법 동지와 더불어 문화의 흐름을 답답함 없이 해결해 주는 문화의 공간이 되어 주길 바래본다.


4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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