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 나의 조국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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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나의 조국이여!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5.24 10:50
  • 호수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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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신 오덕훈련원장 

녹음이 짙어가고 아카시아 향기 그윽한 오월은 가정의 달이자 스승의 날, 부처님오신날이 있는 달이다. 선들 선들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전세계로 법이 전해지기를 염원하는 타르쵸가 나부끼고 까악 까악 검은 까마귀 울음소리가 산자락을 뒤 흔든다.   
800미터 중턱의 인도 다람살라에는 달라이라마가 주재하고 있는 티벳 망명정부가 있다.
이곳은 전 세계인이 모여드는 관광지가 되었고, 달라이라마의 법문이 열리어 법석에 모여든 각 나라의 사람들은 진한 감동을 얻고 돌아간다. 
무엇이 그들을 이끄는 힘이 되었는가?
그것은 언어를 초월하여 원초적 인간의 감성을 울리는 강력한 힘의 파장이 내재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역경에서도 그것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는 것이다.
고난에 찬 민족의 아픔을 받아들이고, 부처님의 자비와 평화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지도자의 진실된 모습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티벳 나의 조국이여”는 14대 달라이라마의 자서전이다. 
중국의 티벳 점령으로 1959년 한나라의 정치와 종교의 수장인 달라이라마는 군복 차림에 말을 타고 위태롭고도 숨 조이는 히말라야 고개를 넘어 탈출하여 망명의 땅에 머무르게 된다.
중국의 침공은 티벳 민족의 120만 대학살과 6천여개의 사원을 파괴하였고 티벳 민족은 나라 없는 설움속에 망명자들이 전 세계를 떠돌아야 했다. 달라이라마는 평화적 독립을 위한 일평생 상생의 길을 걸어온 노벨 평화 수상자이기도 하다.  자신의 나라를 빼앗기고 티벳 민족을 짓밟아버린 중국이 나의 친구라 여기시며 긴 역사의 흐름속에서 인과를 뜨겁게 안아 인욕하는 그는 전 세계인의 정신적 스승이 되었다. 
포탈라 궁전에 비장된 옛 티벳의 예언서에는 이미 이 운명의 날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쇠로된 새가 하늘을 날고, 바퀴 달린 말이 땅위를 달릴 때 너희 티벳 민족은 사방으로 흩어지리라. 하여 그 법이 붉은 족에게 전해지리라.”
비행기가 날고 차량이 달리는 문명 세상에 이미 멸망을 예시했다. 
중국이 티벳을 점령하면서 비로소 티벳은 본격적으로 세계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티벳의 정신을 세계 각지에 전파하는 전법사(傳法師)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티벳 불교의 핵심은 공성(空性)과 보리심(菩提心)이다.
오월의 푸르름속에 우리의 텅빈 본성이 드러나는 절대적 진리를 향하고 다른 생명 가진 존재를 이롭게 하는 보리심이 증장되기를….
때로는 시기 질투 분노 욕망의 사소한 감정들이 우리들을 작은 울안에 갇혀 살게 한다. 그러나 매 순간 찰라 찰라 육근 작용을 따라 진급과 강급으로 변화하며 이것 또한 무상한 것이다. 이 생에 맺은 나를 둘러싼 혈연 법연 지연들이 상생이 되어 영생 길을 열어가는 부모, 스승, 도반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5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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