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경운곡을 만들며┃자타원 이자원 서울교구 성가연구회 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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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경운곡을 만들며┃자타원 이자원 서울교구 성가연구회 원무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6.22 01:55
  • 호수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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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독경 운곡의 새로운 표준이 되길 
통일된 독경소리에 마음을 담으면 영성 충만 

 

작년 7월 서울교구장님께서 한글 반야심경 풀이를 주시면서 교도님들께서 편안하게 같은 운곡으로 독경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는 말씀을 하셔서 지난 일년 동안 반야심경과 일원상서원문 운곡을 만드는 일에 오롯이 매진하였다.
타종교 운곡도 찾아보고, 소리연구소도 찾아보고… 운곡만 통일하면 어려움이 없는데 우리만의 정서를 녹여 넣어 편안하고 울림이 있고 일상생활에서 흥얼거리도록 천만번 하고 또 하며 45년 넘게 나의 몸속 깊숙이 숨어있는 독경 세포들을 찾고 기억하고 더듬어 나갔다.교구장님 덕분에 소리 연구도 하게 되었고 은혜롭게도 지금은 서원문과 반야심경이 나의 뼈속 깊이 스며들어 있다.
그래서 아주 근원적인 것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원불교 독경’하면 뭐가 떠오르지? 계속 고민하다가 독특함이 없는 것에서 나름 답을 찾았고 가장 단순한 것이 세계적이고 한국적이며 원불교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동요인 송아지 아리랑, 나비야 등이 독특함도 없고 단순한데 모두가 즐겨 부르며 위안을 얻고 있음에 착안하였다. 한글 반야심경 운곡을 만들면서깊은 추임새를 제거하고 단순하고 반복적인 음율을 사용하려 노력하였고 넓지 않은 음역 내에서 해결하려고 하였다.
뜻한 바대로 잘 되질 않아 지샌 밤도 여러 날이었고 운전하면서 독송하다가 길도 여러 번 놓쳤고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 들어달라고 귀찮게도 참 많이도 했다 
한글 반야심경은 지난해 12월부터 한강교당, 강남교당에서 시연법회를 실시한 이후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데 교도님들의 반응은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처럼 각자의 소리대로 하면 되지 뭘 고생해서 바꾸냐고 말씀하시는 교무님도 물론 계신다. 그렇지만 교도의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너무 많다. 다섯 분의 교무님이 계시는 강남교당에서는 각기 특색있는 다섯 가지의 운율로 선창되는 운곡을 교도들이 맞추며 소화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남녀 교무님들의 기본 음조가 다르고 박자도 다르며 추임새까지. 그래서 어느 한 부분도 제대로 익히고 따라 하기가 정말 난감할 때가 많다. 완전히 적응했다 싶을 때가 되면 새 교무님이 오시므로 또다시 새롭게 적응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무님들과 대화하면서 독경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는 말씀을 들을 때마다 우리 원불교의 현주소가 안타까웠고 해결해 보고 싶은 마음에 온 정성을 모았다.
이번 운곡 발표를 계기로 원불교 독경의 새로운 표준이 되면 좋겠다. 
또한 원불교 교학과의 교육 과정에서부터 도입하여 활용한다면 교계 전반에서 하나의 운곡으로 독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어 독경하는 모든 교도들이 일체감과 영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교화에도 힘이 더욱 실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원불교 정체성을 더욱 잘 나타낼 수 있고 영구히 지속될 수 있는 운곡이 완성되도록 연구에 계속 정진하고 싶다.

 


6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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