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신앙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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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신앙을 하고 있는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6.22 02:03
  • 호수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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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문향허 교무

일산교당에 부임하니 우리 교당 우편번호가 10381이었다. 그 숫자를 본 순간, 일원상과 3학8조, 세계 제1이 떠올랐다. 그래서 ‘우리는 일원(10)상의 진리를 신앙하고 3학8조 수행을 세계에서 제1 잘하는 교도들이다. 얼시구 좋다 잘 한다 야’라는 구호를 만들고 법회 때마다 ‘우리의 다짐’을 암송한다.
3학8조 수행은 분명한데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한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대종사님은 금강산 유람시 여관집 주인이 낙도생활 하는 것을 소개하시면서 “(전략)그 사람은 타력신앙에 그치어 진리의 근본을 다 더위잡지 못하였으나 그러한 생활을 하게 되었거든 하물며 자력신과 타력신을 병진하는 그대들로써 (중략) 그대들은 같은 신앙 가운데에도 이 원만하고 사실다운 신앙처를 만났으니 (하략)”라 하셨다.(대종경 신성품 12장)
우리의 신앙은 분명 자력신과 타력신을 병진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실제는 어떠한가? 자타력이 병진되어야 하는데 자력신의 요소가 너무 강하지 않은가? 자문해본다. 법신불 일원상이 우주만유의 본원이고 본성이라는 것은 대우주의 뿌리요 원천이며, 소우주인 내 안에 자성으로 계심을 믿는 것이다. 타력신앙이 약하다는 것은 본원이고 본성을 믿지 못한다는 뜻이 아닌가?
왜 그렇게 됐을까? 염불의 요지에 ‘과거에는 부처님의 신력에 의지하여 서방정토 극락에 나기를 원하며 염송했으나 우리는 바로 자심미타를 발견하여 자성극락에 돌아가기를 목적하나니’라 하신 것을 자력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심미타는 무량수요 각이라 하였는데 이는 자력신앙이 아니라 타력신앙이구나, 자성(법신불)은 원래 청정하여 죄복이 돈공하고 고뇌가 영멸하니 이것이 여여하여 변함이 없는 자성극락이라, 무량한 광명을 나투시니 불생불멸한 절대 타력의 경지이구나, 염불법이 수행편에 있다 해서 수행으로만 받아들이니 신앙감정이 촉발되지 않았구나!
법신불이 사은으로 죄 주고 복 주는 증거는 누구라도 알아들을 수 있고, 소우주인 자성으로 존재하니 원만하고 사실다운 신앙처라 하셨구나, 그러니 은혜를 알아 보은하는 것이 신앙이고 그 때 느끼는 감정이 신앙감정이구나, 무아로서 공을 위해 일할 때 거기서 느끼는 느꺼움과 뿌듯함이 우리의 신앙이로구나, 그래서 처처불상 사사불공이 신앙의 강령이 되는구나! 
먼저 법신불 사은의 무한한 체성과 위력과 개아가 둘이 아닌 것을 믿고 수행으로 하나될 때 타력과 자력을 아우를 수 있구나! 
남들은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으니 이제부터 법신불을 머리에 이고 가슴에 모시고 손발로 굴려가며 살자. 그것이 대종사님의 본의이며 일원상의 진리를 신앙하는 길이 됨을 깊이 느끼니 저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보은하고 봉공할 때 참다운 신앙이 되는 것인 줄 알았으니 타력신에 바탕해 자력신을 병진하자. 
나는 법신불 사은의 무한한 체성과 위력을 믿는가? 

 

6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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