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며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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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며 의무이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7.19 14:36
  • 호수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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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국 영화 평론가 돈암교당 교도

 

꾸뻬씨의 행복여행 (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 2014)
감독: 피터 첼섬 / 출연(배역): 사이먼 페그(헥터), 로자먼드 파이크(클라라), 토니 콜레트(아그네스) / 바리 아츠마(마이클), 장 르노(디에고)


영화줄거리
정신과 의사인 헥터는 요즘 들어 방문하는 환자들의 상담을 들어주기 어렵다. 불행하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속 시원하게 ‘행복은 이런 겁니다’ 라고 말 할 자신이 없고 그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잘 나가고 있는 여자 친구 클라라와도 관계가 서먹서먹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더 이상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급발진을 일으키고 만다. 아무 대책도 없이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고자 길을 떠난 그는 어딘가 에는 행복이 있으리라고 기대하는데…

‘꾸뻬씨의 행복 여행’은 제목 그대로 주인공이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아 떠나서 마침내 그 의미를 알게 되어가는 모험여행을 그린 힐링 코미디 영화이다. 그러나 영화 속에 ‘꾸뻬씨’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유는 프랑스 원작 소설의 제목을 그대로 가져다 영화제목으로 썼기 때문이다. 결국 꾸뻬=헥터이지만 현실 속의 헥터가 이상 속의 꾸뻬씨를 찾아 가는 거라 해도 무방하겠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된 헥터의 여정은 좌충우돌이다. 
죽는 날까지 돈을 추구하겠다는 비즈니스맨을 시작으로 겉으로는 센 척하지만 아픈 아내를 걱정하는 마약상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 여행인 줄 알면서도 꿋꿋하게 길을 떠나는 말기 암환자까지 그의 여러 다양한 만남이 이어진다. 
그들을 통해 행복의 퍼즐들을 하나씩 모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진지하면서도 코믹함을 잊지 않는다. 우연이 다소 포함되어 현실감이 떨어지는 듯한 스토리 전개는 오히려 우리의 일상이 보다 영화 같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듯하다. 
헥터가 만나게 되는 학창시절 친구들은 그에게 행복이란 무언지를 잘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를 하는 친구는 자신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함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음을 알게 해준다. 그는 몰랐지만 한 때 그를 사랑했었다는 친구는 과거의 행복을 소환하는 것은 그저 어리석은 행동일 뿐임을 알게 해준다. 
여행 첫날 헥터는 가방에서 클라라가 깜짝 선물로 넣어둔 노트를 발견하게 된다. 그는 틈날 때 마다 여행을 통해 얻어진 행복에 대한 나름의 감상을 그림과 함께 16개의 메시지로 써내려 간다. 
“남과 비교하면 행복한 기분을 망친다”로 시작하여 “우린 모두 다 행복할 의무가 있다”로 끝나는 16개 메시지들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큰 의미를 지닌 것까지 각양각색이다. 그 글들은 큰 그림의 퍼즐과 같다. 그 하나로도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모두 모였을 때 더 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영화는 행복이란 어느 특정 조건하에 일어난 특정 감정의 부산물이 아니며 먼 과거나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 일상에서 느껴지는 모든 감정(희로애락)이 빠짐없이 서로 융합되어 만들어진 총체임을 보여준다. 
원불교인들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행복을 소환할 수 있는 기적의 주문이 있다. 
그것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이다. 오늘도 그 주문을 읊조려본다.

 

 

 

7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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