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제재하지 못하면 진리가 제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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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제재하지 못하면 진리가 제재한다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7.26 15:54
  • 호수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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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신 오덕훈련원장

 

오늘 흐르는 물은 어제 한없이 부드럽고 유연하게 흘렀던 물이 아니다. 지속되는 집중호우와 장마로 갑작스럽게 불어난 계곡물이 태산을 집어 삼킬 듯한 위용으로 산천을 뒤흔든다. 수위를 육박하며 온갖 허접의 쓰레기들을 거침없이 쓸고 내려간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시간당 30미리 이상 쏟아붓는 장대비 소리에 한밤중 눈이 스스르 뜨인다. 앞이 안 보이게 우산을 두들기는 비를 뚫고 숙소동을 순회하다 이곳 저곳 창틈 안으로 쏟아지는 물줄기를 모포로 덮고 닦아냈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비로 인해 물길을 잃거나 더 이상 담을 수 없는 한계에서는 둑을 넘어 낮은 곳으로 범람하게 된다. 이번 장마와 폭우로 인해 집을 잃은 이재민과 목숨을 잃은 영령들을 생각한다.
인간이 저지른 기후 위기 속에서 앞으로 또 견뎌야 할 속수무책의 상황이란 그 어떤 것도 예측할 수가 없다. 내가 가혹한 업을 받을 때에는 무지와 무명으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수천 만번의 원인을 심은 결과가 있음을 돌아보게 한다. 
내 눈앞에 벌어지는 일들이란 반드시 안팎에 그럴만한 연유가 있기 때문이다. 요란한 경계속에서 내 안에 원인이 있음을 알게 되면, 이를 달게 받고 다가올 미래를 개척함으로써 마음은 평온해지고 돌돌돌 흐르는 계곡물과 같이 고요해진다. 
그러나 스스로 짓고도 모르면 밖에서 날아와 박힌 화살이라 여기어 억울하고 심한 통증마저 인내하기가 어렵게 된다. 
천둥 벼락과 같은 물줄기가 장백폭포의 기상으로 삶의 터전을 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흔적없는 해맑은 새날이 열리어 빨랫줄에는 하얀 빨래가 허공에 나부끼고 있다.  
우주 자연의 질서란 넘치는 것은 내려놓고 포기하게 하며 잃은 것은 다시 회복하여 채우게 한다. 사람은 심신작용을 따라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며 끊임없이 진급 강급으로 변화한다.
 대종경 인과품 말씀 중에 “스스로 제재하지 못하면 반드시 사람이 제재하고, 사람이 제재하지 못하면 반드시 진리가 제재한다.”고 하였다. 
 먼저 스스로의 양심의 거울에 비추어 보고 다른 사람의 충고를 겸허하게 수용하라는 것이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로 이어지는 삶이란 내가 심은 결과물이다. 자타를 통하여 내 무명을 일깨우고 업과 습이 정화되어야 중생의 미혹함을 벗어나 비로소 진리 앞에 두려움 없는 자가 되지 않을까? 흐르는 물은 주어진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균형을 이루며 급하거나 느리게 흘러갈 뿐이다. 

 

 

7월 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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