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가 살아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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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가 살아나도록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8.30 19:33
  • 호수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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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한덕천 서울교구장 

 

8월부터 교당과 지구 그리고 교구와 중앙법위사정위원회를 거치면서 교도와 교단의 법위향상을 점검하고 촉진을 목적으로 교단적 불사라 할 수 있는 법위사정이 진행되고 있다.
“법위는 교단의 생명이요 자산으로 대종사께서 법위등급을 내놓으신 까닭은 우리의 공부 정도를 법계(法階)로 알게 함이시니라. 그러므로 법위등급은 우리의 서원과 신앙심과 수행력을 측정하는 기준이요, 개교의 동기를 구현하기 위한 인격의 표준이며, 일원 세계를 건설하는 설계도이자 교리를 실천하는 이정표요, 여래위까지 올라가는 안내도이자 천여래 만보살을 배출할 교본이니라.」는 대산종사의 말씀처럼 원불교에서 법위는 교단의 생명이며, 교법의 생활화에 중요한 척도이다.
법위등급을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분이 있다. 이분은 지인의 소개로 호감을 느끼고 교당에 왔었다. 아마 1년 정도 열심히 법회에 참석하였을 텐데 교당을 다니는 동안 대종사님 교법에 찬탄이 계속 이어졌다. 본인은 재가불자로서 사회적으로 알려진 큰스님을 모시고 공부하는 재가불자모임의 일원으로 그동안 공부하면서 해소하지 못했던 것을 원불교 교법에서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면서 열심히 교법 공부를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면담을 요청하더니 이제 법회 참석을 중단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평범하게 교당을 다니던 분이 아니었기에 긴장을 하고 사유를 들어보니, 원불교 교법은 흠잡을 데가 없고 출중하며 시대가 요청하는 종교가 분명한데, 교도님들을 보면서 교법대로 정진하지 않는 것이 계속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는 것이다. 예전에 함께 수행했던 도반들은 특별 정진을 하고 있는데 자신이 뒤처지지 않는가 조바심이 생겨서 예전의 도반들과 함께 정진하기 위해서 법회에 쉬겠다고 하였다. 그분은 원불교인들이 치열하게 정진하지 않는다고 생각되었던 모양이다. 법위 사정은 법위 향상을 촉진하기 위함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다. 그런데 시행과정에서 실질적인 법위향상보다는 형식화된 아쉬움이 있다. 교도들은 자신의 법력보다는 주위 동지들과 비교하고, 교무는 교화라는 명분으로 법위사정하면서 법위등급의 본의가 훼손되고, 법위를 불신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지 않았는지 반조하면서 교도 개인도 주관하는 교무도 본의를 살리는 법위사정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9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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