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山의 마음일기 ] 마음일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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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山의 마음일기 ] 마음일기6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9.13 12:12
  • 호수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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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질병 ‘다른 사람의 과실…’
어떻게 고쳐야 하나. 

내가 가장 흔하게 범하는 계문은 법마상전급의 시기심도, 탐진치심과 관련된 계문도 아니다. 그저 지나가다 한 번씩 가볍게 범하는 특신급의 두 번째 계문인 '다른 사람의 과실(過失)을 말하지 말며'이다. 언제부턴가 이 계문은 내가 가장 지키기 어려운 계문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상시일기 평가 자료를 조사해 봤더니, 원기 72년 17회, 93년 9회, 94년 15회, 95년 9회, 96년 14회, 97년 16회, 98년 2회를 범했다. 도대체 개선되어가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동안 수차에 걸쳐서 이 계문을 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때로는 남의 험담을 하면서 '아, 오늘도 체크를 해야 하는구나' 하고 후회할 때도 있었다. 가끔 대화 도중에 끼어들어서 누군가를 험담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동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언젠가는 남의 험담을 하면 혀를 잘라버려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과연 그게 입이나 혀의 잘못인가?
어릴 때 시골에서 비온 날 산에서 졸졸 흘러내리는 물을 막아본 적이 있었다. 작은 돌을 모아서 둑을 만들고 흙으로 새는 물을 막았다. 그러나 조금씩 내려온 물이 나중에는 둑을 넘쳤고 결국 둑은 터졌다. 그 둑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흘러내리는 물을 없애는 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었다. 
이처럼 그동안 아무리 상시일기에 빠짐없이 기재하고 통계자료를 만들어서 분석도 해 봤지만, 그게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아니었다. 왜 다른 사람의 과실을 말하게 되는가? 무엇보다 상대방에 대한 상대심이나 시기심이 남아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한마디로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한 게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물론, 험담하는 습관도 큰 원인이었고. 
법문에 '일원상의 내역을 말하자면 곧 사은이요, 사은의 내역을 말하자면 곧 우주만유로서 천지만물 허공법계가 다 부처'라고 하셨다. 그러니까 일원상은 신앙의 대상이 되고, 천지만물은 처처불상으로, 불공의 대상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를 대소유무의 이치로 보면, 대(大)라 함은 우주 만유의 본체를 이름이요, 소(小)라 함은 만상이 형형색색으로 구별되어 있음을 말한다고 하셨다. 예를 들면, 우리 몸통을 大자리로, 팔 다리 등 각 부위는 小자리로 비유한다면, 팔과 다리가 각각이지만, 몸통이라는 大자리에서 보면 모두 중요한 한 몸임을 알 수 있다. 
이 두 법문을 종합하면 주변의 인연들 모두가 부처이고, 모두가 한 몸이며 한 형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원상의 진리를 깨친 분의 경지에서 보면 우주 만물이 이름은 각각 다르나 하나라고 하신 것 아닌가. 
따라서 다른 사람의 과실을 말하지 않을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그 사람을 부처님으로 보거나, 너와 내가 둘이 아닌 이치를 확실하게 알고 행해야 할 것 같다. 주변의 인연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할 수 있다면 어떻게 그 사람의 험담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심경에 가까울수록 다른 계문을 지키기도 수월하고, 행동하기도 매우 편할 것 같다. 
그래서 스승님들이 견성을 못했으면 꾸어서라도 보라고 한 것 같다. 견성하지 못하고 하는 수행을 수심결에서는 오렴수(汚染修)라고 해서 수행하더라도 한계가 있다고 하셨다. 꾸어서 견성하는 방법은, 첫째, 제불제성의 본성자리를 철저하고 확실하게 믿는 것, 둘째, 불성을 터득하고자 간절한 염원의 기도로 참 불성의 힘을 얻어 가는 것이라고 하셨다. 비록 견성을 못했다고 하더라도 철저한 믿음과 간절한 서원의 기도로 중생의 습관을 하나씩 둘씩 고쳐나가야 할 것 같다. (2013.7.26) 

 

 

9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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