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 어머니여! 아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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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름 어머니여! 아내여!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09.20 11:08
  • 호수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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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타원 유성신 오덕훈련원장

 

어머니는 명절이 되면 뜨거운 전을 부치고, 발효시켜 만든 식혜와 손으로 쑥을 캐고 삶아 빚은 송편과 전통한과 등의 음식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족들은 그 수고로움과 정성을 눈으로 지켜 보고 가슴으로 느끼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음식의 정을 함께 나누었다. 그래서 이 시대를 겪은 우리는 어머니의 이름만으로도 가슴 뭉클하며 두 눈가에 눈물이 핑도는 정서가 있다. 
엄마가 없이 자라고 있는 초등학생 1학년이 할머니가 해주시는 집밥이 맛있다고 한다. 어린 아이도 밥 한 그릇에 감동의 물결이 이는 것은 온기가 흐르는 혼의 밥이기 때문이다. 고추장 된장 간장 김장 등 세월속에 속 깊이 발효된 음식은 천혜의 하늘 땅 물 공기의 기운이 그대로 스며 있다. 이는 몸과 마음을 이롭게 하고 생명을 살리는 정성과 혼이 담겨 있어 집밥의 기본 원료가 된다. 지금은 이것이 그리운 시대다.  

이 땅의 여성들은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남편과 자식에게 이런 사랑의 온기를 전하는 살림속에 사람을 키우고 성장시켜 온 아름다운 미덕을 가진  이 세상의 강자들이다. 
그런데 여성이 직장과 일터에서 돈을 벌기 위해 바쁘게 살아오면서 방부제와 화학 감미료가 들어간 인스턴트를 먹고 성인병에서 헤메는 가족들이 늘어가고 있다. 
아무리 바쁘게 살아도 가정에서 가족을 위하는 그 중심의 역할은 어머니의 몫이다. 삶의 본질을 놓아 버린 가족과 자식을 향한 애틋한 희생과 정성, 따뜻한 훈기가 없는 가정은 무너진 가정이다.  
오랜 세월 밖에서 사냥을 하며 인류사회를 이루어온 DNA를 가진 남성들에게서 따뜻한 가정의 품을 만들기를 기대하겠는가? 나 개인의 중심으로 흐르는 어머니가 아니라 혈연 가족 그리고 공동체를 향한 모성애야말로 그가 생명 근본의 고귀함을 살려내는 지혜로운 자가 된다.  
오래전에 소년원 법회를 보러 다녔던 적이 있다. 법회 때마다 간식은 두 어깨에 감당할 수 없는 손수 만든 샌드위치와 떡볶이였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따뜻한 사랑이 담긴 음식을 원하고 있었다.
따뜻한 품으로 돌아갈 곳이 없고 기댈 곳이 없는 아이들은 이 사회의 악으로 또다시 재범하기가 쉽다.  세상의 분노와 불신을 삭이는 것은 사람의 따뜻한 정과 혼 그것이 담긴 음식이다. 여성이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허공이 되어야 한다. 이 세상에 바치지 않고 오는 것은 없다. 
그런데 앞으로의 시대에는 생명을 인큐베이터에 넣고 길러 무통으로 출산하는 시대가 곧 온다고 한다. 고통을 통하지 않는 진정한 즐거움이란 무엇인지 의문이다. 고통속에서 긴 기다림으로 감내하는 희생이 있었기에 그를 우리는 어머니라고 부르며 그런 품을 가진 존재가 아내인 것이다. 
이 땅의 강자 여성이여 명절에 가족과 혈연 지연들을 향하여 주는 즐거움과 기쁨이 충만할 때 그곳에 더 이상 희생과 고통은 없는 것이다. 음식과 밥은 무아가 된 내 맑은 영혼과 가슴으로 노래하는 무위의 춤사위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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