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선진, 주산종사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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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선진, 주산종사 (26)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10.0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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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종사의 사은론(四恩論) 및 돈수론(頓修論)

Ⅱ. 돈수론(頓修論) 

마음이 두렷하고 고요하여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다는 것은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마음을 정신수양의 면에서 밝힌 것이다. ‘일원상의 수행’ 에서와 같이 깨친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마음을 그대로 함양(양성)한다는 논리로 해석해 본다. 
두렷하고 고요한 마음을 그대로 발현한다. 곧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를 그대로 나타나게 한다. 망념을 닦고 진성을 기른다는 문제에 앞서 닦을 것도 없고 기를 것도 없는 경지를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다. 
주산종사는 ‘닦자니 본래 맑고 기르자니 근본 크다’고 하였다. 본래 맑은 마음 그대로 갖고 살고 큰 근본 그대로 갖고 사는 것이다. 푸른 하늘 그대로 간직하고 밝은 태양 그대로 간직하는 것이다. 이는 깨친 그대로를 지키는 돈수의 길이다. 닦자니 본래 맑고 기르자니 근본 크다는 것은 마음이 두렷하고 고요한 경지를 그대로 발현하는 면을 중심한 것이며 분별성과 주착심이 없는 경지를 강조한 것이다. 
‘조촐한 둥근 옥을 아로 새김 병통이라’하였다. 본래 맑은 마음을 다시 닦는다는 것은 조촐한 둥근 옥을 아로새기는 것이되며, 원래 더할 수 없이 큰 것을 다시 기른다는 것도 둥근 옥을 아로 새기는 것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수양심 놓음이 참 수양인가 하노라’ 하였다. 수하고 양한다는 것 곧 기른다는 것은 착실하게 닦아간다는 면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주산종사는 이렇게 착실하게 닦아가는 면도 인증하지만 원래 닦을 것도 없고 기를 것도 없는 면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소리로 못 전하고 동작으로 형용 못한다.’는 것은 ‘일원상 서원문’의 언어도단의 입정처를 표현한 것이며 ‘찼다면 다북 차고 비었다면 텅 비어서’라는 것은 유상으로 보면(비었다면)과 무상으로 보면(찼다면)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된다. 
주산종사는 돈수의  면을 강조하였다. 육조 혜능의 자성을 여의지 않는다는 것과 보조지눌의 원래 스스로 함이 없다. 곧 닦을 것이 없다는 주장과 뜻을 같이 하는 것이다.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사람 가운데 문즉문오(聞卽聞悟)하여 돈오돈수하는 최상근기도 있고 돈오점수 하는 상근기도 있으며」라 하였다. 이렇게 보면 주산종사는 대종사가 밝힌 돈오돈수하는 최상근기의 수행을 강조한 것이다. 
주산종사는 대종사를 고해에 빠진 세상의 만중생을 건지려고 세상에 나온 큰 성인으로 추앙하였다. 그래서 마음은 대종사에게 올리고 몸은 세계에 바친다고 하였다. 
주산종사는 사은을 타력신앙의 대상으로 모셨다. 어떠한 고난이라도 이겨갈 만한 힘을 주는 사은의 위력,  냉박한 사회를 개조하여 평화 안락한 세상을 만드는 사은의 위력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였다.

 

 

10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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