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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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힘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10.18 15:55
  • 호수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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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원 박순용 본지 편집장

나는 묵상심고를 올릴 때나 기도를 하게 될 때, 언제나 습관처럼 주억거리는 말들이 있다.
“이자리에 함께 하게 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며… 언제나 마음의 힘을 기르게 하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은혜를 나누게…”
나는 부산 해운대교당에 어머니의 연원으로 입교하면서 어린이 회원일 때는 학생회원이 부러웠고 학생회원일 때는 청년회원이 부러웠다.
그렇게 시간을 따라 움직이다가 둔산교당으로, 강남교당으로 교당을 옮기면서 입교연수가 높아짐에 따라 얼마나 마음에 힘이 생겼는지를 요즘 가만히 생각해 본다.
한창 때는 세상 아래 나만 잘난 듯 생각했으나 어느 날 두 손 모으고 나를 위해 기도하시는 어머니의 두 손을 보았을 때 나는 깨달았다. 
“아. 내가 잘나서 잘 살아온게 아니었구나.”
그렇게 나를 우선 순위에 두고 하염없이 기도해 주시는 어머니가 지금은, 계시지 않지만 나는 아직까지 잘 살아오고 있다고 자부한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기도하신 모습을 본 이후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내 신앙의 뿌리가 흔들렸을 때, 제대로 원불교를 신앙하자고 마음먹으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새벽  백일 기도였다.
그렇게 두 손을 모으며 기도를 하니 처음부터 마음의 힘이 길러지진 않았지만 점차 시일이 가다보니 기도 내용도 사은님께 뭔가 맡겨놓은 듯 달라는 사사로운 것에서 점차 나의 국한을 넓혀 나가는 기도를 하는 나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절대 아니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뭔가를 더 하지도 않았다.
오직 그 시간에 마음을 챙겨 두손을 모을 뿐. 
그렇게 자녀를 위한 기도, 반백일 기도, 월초기도, 감사보은기도, 묵상심고, 등을 해 온 지금 나는 내 마음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살피는 중이다. 
원기 59년에 입교한 원불교도로서 어느 정도의 힘이 있는지.
얼마나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그 자리에서 빈 마음으로 분별 주착을 접고 경계를 대하고 있는지. 내 법위에 맞는 명실상부한 심법을 쓰고 있는지.
이 가을, 나는 부단히 나를 보고 또 나를 본다.

 

10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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