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향의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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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향의 12월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11.29 11:18
  • 호수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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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한덕천 서울교구장

새해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세상의 평화와 국가의 번영 그리고 교단과 개개인의 희망을 이야기했는데 어느덧 마무리하는 시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일 년간 우리의 염원은 얼마나 성취되었을까? 아마 바람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겠지만 후회보다는 감사함으로 뒷모습이 아름다운 회향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12월이 되면 회향(廻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데, 주로 모든 행사의 ‘끝’을 의미하는 의미로 많이 쓰지만 본래 회향은 ‘자기가 닦은 선근공덕(善根功德)을 다른 사람이나 자기의 수행의 결과로 돌려 함께 하는 일’을 말한다. 자신이 얻은 정당한 대가나 결실을 그 대상인 깨달음과 중생을 향해 돌리라는 것이다.
교단적으로는 회향의 한 방법으로 12월을 참회의 달로 설정하였는데, 참회는 이미 지은 죄업을 진심으로 뉘우치며 앞으로 죄업을 또다시 짓지 않겠다는 것으로 죄업소멸을 위한 수행을 통해 자신의 악업 소멸과 동시에 대타적으로는 보살도를 행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각자 참회의 시간을 통해 상극의 기운을 상생으로 돌려서 업으로부터 가벼워지는 회향을 했으면 좋겠다. 교당마다 참회의식을 통해 업장을 녹이는 회향을 했으면 좋겠다.
또한, 지난 일 년 동안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에 감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족뿐만 아니라 만나는 대상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교당에서도 서로 감사함을 나누는 시간으로 회향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두 상생으로 화하여 자타가 은혜롭게 회향하는 공덕을 나투면 좋겠다. 
 정산종사께서 "풀과 나무는 토질의 좋고 나쁜 곳을 만남에 따라 그 자람에 차이가 생기듯이, 사람은 그 회향의 바르고 그른 것과 착하고 악함에 따라 장래가 좌우되는 것이니, 오직 정법에 귀의하여 성불 제중의 큰 원에 회향하라. 그러나, 회향만 잘하였다 하여 바로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다. 초목이 좋은 땅을 만났다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차츰 성장하는 것 같이, 수도하는 사람도 오래 닦고 행하여야 본래의 큰 뜻을 이루리라."라는 가르침을 마음에 간직하고 한해를 잘 회향했으면 좋겠다. 
 

 

12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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