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의 마음 일기] 마음일기16. 단전주 선으로 좌선을 리모델링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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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의 마음 일기] 마음일기16. 단전주 선으로 좌선을 리모델링 하기로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11.29 14:51
  • 호수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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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 신치중 강남교당 교도

그동안 원불교의 교리를 이해하는데 별 문제가 없었고, 수행정진하는데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특히 108배를 하면서 느낀 바도 있어서 108배에 대해서는 언제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유독 좌선은 좀 부담스러운 과목이었다. 좌선으로 인해 얻은 소득을 뭐라고 딱 부러지게 얘기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왜 이럴까? 그동안 좌선을 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데? 나이 20대부터 좌선을 해서 60대가 되었는데도 말이다. 그 이유를 알고 보니 간단했다. 원불교의 좌선 방법인 단전주 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었다. 어느날 이산 교감님께서 화요선방에서 '앞으로 좌선을 할 기간이 많은 교도님들은 먼저 단전부터 잡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나의 지금 상태는 앉아서 좌선을 하면 호흡이 단전까지 내려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누워서 단전에다 손가락을 꽂고 호흡을 해보면 배꼽 부위 전체가 오르내리지만 단전의 움직임을 별로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했던 좌선의 방법을 모두 없애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먼저 단전을 잡는 작업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좌산 상사님의 '좌선의 방법 해설'의 법문을 인용해 본다. 
“단전의 초점을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으나 실제 선을 하는데 있어 그 초점에 대한 감각을 정착시키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단전에 대한 초점이 바로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기를 쓰며 단전주를 하다가는 혹 역기가 되거나 기가 다른 부위에 뭉치어 응어리가 되기도 한다. 
단전주의 초점을 잡기 위해서는 시작할 때 단전을 가볍게 꼬집어 초점에 대한 신경을 유도해 보기도 하고, 손을 포개어 단전 가까이 가볍게 놓고 새끼손가락으로 단전 초점을 잡아 지그시 눌러주기도 하며, 단전 초점에 반창고를 오려 붙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렇게 단전의 초점을 정착시킨 후에야 전신의 힘을 단전에 툭 부리는 것이 가능해진다.” 
몇 년 전에도 화요선방에서 단전의 초점을 잡기 위해 이산 교감님의 지도로 행공 11단계도 하고 누워서 와식도 했다. 와식이란 단전에 오려붙인 테이프 위에 볼펜을 대고 누워서 3단전만 의식하면서 호흡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그렇게 절실한 마음으로 임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요즈음은 지점 순회감사 업무를 마치고 오전 11시 반이면 퇴근해서 집에 도착한다. 그때부터 선(禪) 수행을 시작한다. 먼저 행공 12동작을 하고나서 30분간 좌선을 한다. 행공과 와식을 한 후에 하는 좌선이 참으로 상쾌하다. 전에는 눈을 감으면 졸고, 눈을 뜨면 방바닥이 산란하게 보일 때가 많았다. 그런데 단전에다 마음을 주(住)하고 눈을 감으면 감은대로 편하고 눈을 뜨면 방바닥의 나뭇결이 보이기는 하나 생각되지 않고, 마음은 맑으나 산란한 마음이 없다.  
수심결 제3장에 나오는‘단리망연(但離妄緣)하면 즉여여불(卽如如佛)이라’하는 법문이 있다. 망녕된 인연만 떠나면 바로 틀림없는 본래 부처라는 뜻이다. 
망념이란 필요 없는 생각이며, 온갖 번뇌와 욕심 등 허망한 생각을 말한다. 그런 망념이 없어져서 온전한 마음을 유지하는 게 바로 부처의 마음이란 것이다. 비록 지금은 보되 보이지 않고, 듣되 들리지 않는 걸 순간순간 느낄 수 있지만 이런 심경을 늘여갔으면 좋겠다. 만약 언제나 어디서나 이런 마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틀림없는 부처의 경지가 아닐까? (2016.1.28)

 

 

12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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