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의 상생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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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의 상생철학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12.13 11:34
  • 호수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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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문향허 일산 교당 교무

 

8월15일 출범한 ‘진영논리 극복과 상생사회 실현을 위한 일천인 선언’에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이 운동은 우리 사회의 진영논리가 도를 넘어서 나라의 미래가 우려된다는 사람들이 뜻을 뭉쳐 시작됐고, 상생의 가치가 구현될 때 극복될 수 있다는 제안에 따라 각 종교의 상생철학을 살펴보기로 했다. 기독교(최일도 목사), 천주교(호인수 신부), 불교(도법 스님), 천도교(김용휘 교수) 등이 발표했고, 필자는 오는 16일 오후 3시 발표한다.
진영논리를 극복할 수 있는 교리적 근거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일원상의 진리의 진공묘유에서 진공을 성품의 원리로, 묘유를 인과의 원리로 이끌어 낸 후, 강자약자의 진화상요법을 사회진화의 원리로 제시했다.
왜 진영논리가 생기는 것일까? 이유는 생각이 가지는 이원성에서 비롯된다. 생각은 항상  둘로 나누어지는 속성이 있다. 서로 다른 생각에 편가름을 하고 자기만의 논리를 세우면 진영논리가 된다. 진영논리 자체는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지만 선악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심각한 갈등을 일으킨다.
이를 극복하려면 선악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비이원적(불이不二) 사고로 전환되어야 한다. 필자는 우리의 의식이 상대세계를 넘어 절대의 세계로 초월한 후 다시 현실세계에 적용할 때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절대의 세계로 초월하려면 일원상 진리의 진공 자리를 알아야 한다. 일체 만물이 생멸을 반복하지만 그 생멸을 가능케 하는 근본은 변하지 않으니, 이것이 상대를 넘어선 절대의 자리, 둘 아닌 자리, 비이원의 자리이다. 이 성품은 우주만유의 본원이며 동시에 내 안에도 있다. 성품은 언어도단의 입정처요 유무초월한지라, 보수도 진보도 없고, 동쪽도 없고 서쪽도 없는 절대평등의 자리이다.  
이 성품 자리가 현실세계에서 전개될 때는 형상 있는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우주의 한 기운이 무위이화 자동적으로 생겨나 성주괴공과 생로병사를 따라 육도로 변화가 이루어지는바, 그 운행 법칙이 인과법이다. 또한 묘유가 되려면 성품(진공)에 바탕해야 하므로 진공과 묘유는 둘이 아니다. 
그렇다면 진영논리 극복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일까? 그것은 대종사께서 사회발전의 원리로 제시한 강자약자의 진화상 요법이다. 현실세계는 불가피하게 강자약자로 나누어지지만 강이 변하여 약이 되고 약이 변하여 강이 되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각 진영이 상대를 서로 의지하고 바탕이 되는 존재로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종사님은 강약이 진화하려면 강자는 약자에게 자리이타법으로 약자를 강자로 진화시키고, 약자는 강자를 선도자로 삼고 어떠한 천신만고가 있어도 약자에서 강자로 진보하여 가는 것이 다시없는 강자가 되는 길이라고 밝혔다. 
우리가 할 일은 강자와 약자가 서로 마음을 합하여 각각 그 도를 다하여 영원한 평화를 이루게 하자(인도품 24)는 의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는 씨앗을 뿌렸고 이제 가꾸어 나갈 것이다. 

 

 

12월 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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