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선진, 주산종사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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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선진, 주산종사 (35)
  • 한울안신문
  • 승인 2023.12.13 13:44
  • 호수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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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년기(출가후반기)

15) 달마도(반신상)
이는 달마도 반신작으로 위와 비슷한 시기로 추정된다. 
선재는 「서래소식 회자대난 노풍냉강파월한 직양제 : 부처님(서쪽) 소식 알기가 어렵네. 갈대바람 차가운 강에 파도에 비친 달빛도 차갑구나 직양제」라고 되어 있다. 달마상과 선제의 행초서가 향기를 내는 조화로운 수작이다. 

16) 한시선필 ①
이 작품은 중국 송나라 때의 고승인 야부도천의 시로, 내용은 「산당정야좌무어 적적요요본자연 하사서풍동림야 일성한안루장천) : 선방 고요한 밤에 말없이 앉아있으니 고요하고 고요하여 본래 저절로 그대로구나, 무슨 일로 서쪽 바람은 수풀에 부는가, 한 소리에 기러기 하늘을 나누나」이다. 
서품은 초서 필의로 막히고 걸림 없는 운필의 오묘함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쓰시다만 것인지 아니면 습작으로 쓰신 것인지는 모르나 마지막 장천 두 글자가 빠진 것을 임오(2002)년에 주산 진적임을 이산 박정훈이 간기를 보완하여 송경은이 정중하게 모신 작품이다. 

17) 한시선필 ②
이 작품도 습작인지 모르나 간기 처리가 없다. 서품은 나무랄 데 없는 행·초서의 필의다. 
작품의 내용은 보조선사의 수심결송으로 「一念淨心是道場 勝造恒沙七寶塔 寶塔華竟爲塵 一念淨心成正覺: 한 생각 맑은 마음이 도량이니, 항하사의 칠보탑 보다 수승하도다. 칠보탑은 마침내 부서져 티끌이 되려니와,  한 생각 맑은 마음은 정각을 이룬다네」 이다. 

18) 한시선필 ③
이 작품은 직양이란 아호와 인장이 찍힌 것으로 보아 37세 전후에 쓰신 것으로 추정된다.  「여산연우절강조 미견천반한불소 도득귀래무별사 여산연후절강조 : 여산의 안개비요 절강의 조수라,  보지 못했을 때 천 가지 한이 아직 사라지지 않더니, 도달하고 보니 원래부터 단 하나의 일도 없고,  여산의 안개비요 절강의 주수라」 서품은 행·초로 무난한 필의다.  

19) 한시선필 ④

이 작품은 위의 내용과 같은 소동파의 시로 간기가 없으나 필획은 매우 맑고 단아하여 한시 ②와 같은 시기에 쓰신 것으로 추측된다. 이공전은 「주산종사 인간상」  추모글에서  ‘학인 시절 필자는 그 어른 서실에서 먹을 갈아 드릴 기회가 적지 않았다. 한번 쓰기 시작하시면 한꺼번에 십여 장을 내리쓰시었고 써갈수록 필력이 더 하는 듯하였다. 고금의 선구들을 고루 쓰시되, 특히 「계성편시장광설」,  「여산연우절강조」, 「소환불화의고재」  등 소동파의 선시들을 가장 많이 즐겨 쓰시었다. 다 쓰시고 나서는 그중의 한 두수를 고성으로 낭음도 하시고 붓을 놓으시었다’라고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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