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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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 왔어요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6.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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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다시 시작할께요
안녕하세요?
서울 양천교당 학생회 출신이고 전무출신 서원을 세운 총부 부속실간사 김중천입니다.
6개월 전 교학대학교 면접을 보고 간사 생활을 시작한지도 어제 일처럼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이렇게 시간이 유수와 같이 흐르고 흘러 반년이나 되었네요. 그동안 일 못한다며 많은 꾸지람도 듣고 본의가 아닌데도 일이 엉뚱하게 꼬여서 다른 일이 터지고 해서 혼도 많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그 가르침이 견디기 어려워서 혼자서 성탑 앞에서 많이 울고 사은님께서는 왜 중천이만 미워하냐고 원망도 많이했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어머니께 전화를 걸고, 도저히 견디기 힘들다며 사정을 했습니다. 그러자 잔뜩 위로만 기대했던 저는 어머니의 서릿발 같으신 말씀에 수화기를 들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끊고 나서 어머니도 내 맘 몰라준다며 한탄을 하다가, 며칠 후에 소포에 담긴 어머지의 편지를 받았답니다. 내용은 정말 저를 아끼신다며 힘든 순간은 잠시지만 그것을 극복한다면 평생 전무출신의 외길이 힘들지 않을 것이라는 기운을 북돋아주는 편지였습니다. 그리고 성철스님 상좌로 정말 힘들게 사신 스님의 소감문까지 신문에서 오려 가지고 동봉하여주시고 말입니다. 그 순간 저는 눈물을 흘리며 울고 말았습니다. 원망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 양볼을 타고 내렸습니다. 항상 제가 간사근무를 할 때 일을 많이 안 해 보아서 힘이 많이들 것이라는 걱정도 뿌리치고 와서 살다가 이제 힘들다며 포기하려는 아들을 다시 초발심이 일어나도록 깨우쳐주신 저희 어머니야 말로 참 스승이요, 큰 부처님의 인격을 갖추셨다고 감히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서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모님. 항상 괴롭고 힘들어도 저는 항상 그 편지글을 다시 되씹으며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P.S. 바깥에는 시원한 단 비가 오고 있습니다. 농민들의 고초도 한 순간에 날아가겠네요.
gunbuster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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