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통하려 하지 말고 세계사업하라"
상태바
"도통하려 하지 말고 세계사업하라"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07.28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성헌"영산대 원불교학과 2년


간사 때부터 서원에 대한 고민이 컸던 나는 오늘로써 그 실마리를 찾았다.
간사 때는 성불제중이 무슨 소리였는지도 몰랐었고 1학년 때는 성불과 제중을 분리해서 생각하여 어느 것이 선이고 후인가 고민만 하다가, 이제는 이것이 결코 둘이 아니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일체 생령을 위한 대자비심은 결코 쉽지 않고 머리로만 이해해서도 안되는 것임을 더욱 절실히 느낀 나는, 우산님께서 사심(私心)이 떨어져야 한다는 그 말씀에 지금까지 내 스스로 주장하고 계획했던 서원은 하나의 주착된 욕심, 명예심이었음을 확연히 깨치게 해주셨다.
‘진리를 깨쳐야 한다, 도를 이뤄야 한다’ 등의 내가 가진 이런 생각들은 겉으로는 서원인 것 같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남에게 내보여주고 싶어하는 것들로 (우산님께서 말씀하신) 청정한 한 서원과는 거리가 먼 오욕에 찌든 욕심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 학교 생활은 나날이 일상성에 떨어지고 공부를 하는데 재미가 없고 깊은 책임감도 잃은 채 방황하고 고민하는 나날만 보냈던 것이다.
‘우리의 염원’과 ‘갑자 법문’을 받들면서 내 자신이 이미 스승님들을 내 잣대로 저울질했고 나름대로 정리해 버렸던 것을 깨달았다. 더욱이 이러한 대서원은 머리로 생각만 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법문만 정리하고 연마해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일터에서 힘들고 어렵더라도 감내하고 일하는 사이에 대자비심이 살아나고 공심(公心)이 살아나고 대서원이 세워진다는 우산님 말씀에 그동안 내가 방황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았고 그야말로 헛다리 짚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자신만 탓했던 내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또 도(道) 공부를 머리로만 해왔던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동안 ‘원불교가 좋다, 정법(正法)이다, 주세불이다’라는 주위 스승님과 동지들의 말에 익숙해 그저 ‘그런가 보다’고 나도 모르게 남에게 까닭 없이 그대로 전하기만 하는 앵무새였는데, 이제는 아니다. 대종사님께서 주세불이심을, 정법회상(正法會上)임을 여실히 느끼고 깨달았다. 더이상 식상한 말들이 아닌, 신성한, 살아있는, 그 까닭을 아는 말들이 된 것에 너무 감사드린다.
한가지 더, 1학년 때 늘 성불제중에서 헤매는 나 자신이 이제 자신의 오류에서 헤어나옴을 느낀 점이다. 성불을 해야 제중을 하고 제중을 하려면 성불해야 한다는 말 속에 어느 것을 먼저 해야 하는가? 라는 자기 모순에 빠져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도통하려 하지 말고 세계 사업하라’는 대산 종사님의 말씀과 ‘세계 사업의 큰 서원을 세우고 정진하다 보면, 큰 진리를 깨치지 않으면 안될 것을 느끼게 된다’ 라는 우산님의 말씀을 받들고는 성불제중 제생의세의 근본적 의미를 깨닫게 된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