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으로부터의 정신개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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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으로부터의 정신개벽
  • 한울안신문
  • 승인 2001.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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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구 청년교리실천 강연 우수상 " 원남교당 오세웅


원남교당 오세웅


청년의 삶
현재의 시대는 정신개벽을 주장하는 시대입니다. 세상에는 정신 개벽운동의 모습이랄 수 있는 많은 형태의 사회 운동들이 있습니다. 각종 시민 단체나 종교단체에 의해서 주도되는 운동들이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새시대의 주세종교인 원불교를 신앙하는 우리 청년들은 어떤 형태로 이 운동에 참여해야 할까요. 이러한 시대에 새시대의 주세성자로 나신 대종사님의 일원대도를 배운 우리 원불교 청년들은 이런 시대상황에 응해서 어떻게 교법과 시대운동을 일치시켜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강연을 하려 합니다.

낙방을 통한 마음공부
저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올해 6월에 2차시험을 치고 12월4일에 있을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작년 2치시험에 응시해서 떨어진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2월에 1차시험부터 다시 응시해야 했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체험을 토대로 정신개벽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작년에 12월8일에 2차 합격자 발표가 있은 후 저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이도 서른이 다된 데다가 가정 형편상 공부를 계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기대하던 2차시험에서 막상 떨어지고 보니 눈앞이 깜깜해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공부는 계속해야 하나 하는 절망감과 당장 두 달 앞으로 다가온 1차시험과 생계를 위해서 다니던 과외교습 문제로 고민이 되었습니다. 일주일에 3번씩 가르치는 과외를 하고 있었는데 고시공부하는 사람이 시험 앞두고 과외 가르치러 다녀서 될까 하는 걱정과 안 그러면 당장 생활비가 없으니 할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때 저에게 힘을 준 분이 계셨으니 시민선방에서 설법하시는 스승님의 법문이었습니다. 이번에 2차시험 발표를 앞두고 스승님께서는 큰 공부할 수 있는 기회이니 결과에 구애받지말고 본래 마음을 지키는 불리자성의 공부를 하라 하셨습니다.
불리자성이란 어떠한 순역 경계간에 자신의 본래 마음을 떠나지 않는 공부입니다. 그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있었건만 막상 시험에 떨어지니 그 마음을 지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귀찮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2차시험 떨어져서 괴로운데 무슨 마음공부냐 하는 생각과 선방도 열심히 다녔는데 떨어지다니 원망심도 났습니다. 그러나 곧 다시 마음을 돌이켜 법신불 사은님께 심고를 올렸습니다. 모든 것은 인과의 이치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니 이번에는 저의 공부가 부족했나 봅니다. 마음을 잘 챙겨서 내년 시험 잘 준비하겠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돌리고 나니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다시 공부할 힘이 났습니다. 공부하는 도중 경계마다 일어 나는 마음작용들을 바라보며 마음공부를 했습니다.
벽에 붙어 있는 합격자 명단을 볼때마다 마음이 괴롭습니다. 괴로운 그 마음을 바라봅니다. 시험 떨어지면 괴로운 마음이 나는 것이 당연한 것이지. 그 마음에 끌리지만 않으려고 애를 써봅니다. 그러면 괴로운 마음이 스스로 없어집니다.
합격한 친구들에 대해서 시기심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내가 뭐가 부족해서 나는 떨어졌을까. 그런 내 마음 작용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시기하는 마음을 내고 있구나. 이러면 안되지. 친구들인데 축하해줘야지 하고 마음을 돌려봅니다.
수시로 일어나는 부끄러운 마음, 원망하는 마음, 포기하고 싶은 마음들과 대면을 합니다. 그런 내 마음을 잘 다스리며 마음공부를 했습니다. 마음 다스리는 것은 어느 정도 되어가는데 정작 공부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돈이 문제였습니다.
집에서 어느 정도 보내주시지만 절반정도 밖에는 안되고 나머지는 제가 스스로 충당을 해야 했습니다. 과외를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돈을 어디서 빌리려 해도 마땅치가 않았습니다. 어려운 처지에 놓이니 원망심이 또 일어납니다. 남들은 돈 다 대주면서 공부하라 해도 붙기 어려운 시험인데 나는 과외까지 해가며 고시를 어떻게 합격한단 말인가. 그 원망하는 마음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내가 원망심을 또 내고 있구나 모든 것은 다 내가 짓고 받는 것인데 누구를 원망하는가. 이미 주어진 상황이라면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진리에게 맡길 뿐이다. 나는 나 자신부터 개벽을 이루어야겠다. 지금 어려운 상황이지만 나 자신부터 제중하지 않고 누구를 제중할 수 있으랴. ‘ 하고 법신불 사은님께 심고를 올림니다.

서원반조
법신불 사은님 저는 반드시 성불제중의 서원을 이루겠나이다. 지금 조금 어렵더라도 저는 저의 최선을 다할 뿐 결과는 진리에 맡기겠나이다. 하고 심고를 올리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 구인 선진님들은 낮에는 바다를 막으시고 밤에 공부를 하시지 않으셨던가. 그래 나도 구인선진님들의 정신으로 사법시험을 준비하리라’ 그렇게 생각하니 일주일에 3번 과외를 다니는 것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길을 걸어가면서도 강의 테이프를 듣고 밥을 먹으면서도 공부를 하고 과외하러 왔다갔다 하는 차안에서도 공부를 하고 누워서도 잠들기 전까지는 책을 보았습니다.
오직 공부에 일심으로 하니 공부도 잘되고 마음도 편안해졌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번 경계가 닥쳤습니다. 시험을 2주일 앞두고 독감에 걸린 것이었습니다. 하늘이 나를 버리시는 것인가. 안 그래도 시간도 부족하고 공부할 것도 많은데 시험을 2주일 앞두고 독감이라니. 꼬박 1주일을 앓았습니다. 병원에 가서 매일 주사를 맡고 조금씩 누워있는 상태에서도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 나는 나의 최선을 다한다. 결과는 진리에 맡길 따름이다’ 시험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계획했던 공부량에 반정도 밖에는 보지를 못했습니다. 시험 전날 결국 형법 한 과목은 채 복습을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막연히 그전에 공부한 실력으로 시험을 칠 요량이었습니다.
밤 11시쯤 누웠다가 벌떡 하니 일어나서는 형법 책을 펴들었습니다. 책 내용이 머리에 잘 안들어 오는 것이 이게 아니다 싶었습니다. 새벽 2시까지 형법 공부하고 아침에도 공부하고 시험 치기 직전까지 공부하고 형법을 제일 먼저 풀었습니다. 결과는 형법 90점이었습니다.
법신불 사은님의 은혜로움과 마음공부의 위력으로 1차시험을 다시 합격하고 저는 6월에 있는 2차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과외는 계속 하면서 말이죠. 1차시험에서의 자신감으로 2차시험은 무난히 준비하고 시험을 칠 수 있었습니다. 공부하기 싫거나 게을러 지거나 장래의 불확실함에 두려움이 들면 심고를 올리며 서원을 다집니다. ‘나는 지금 제생의세를 하고 있으니 용기를 내고 더욱 정성을 다해야 한다. 나 자신의 개벽을 먼저 이루어야 한다’ 하기 싫은 마음 이기적인 마음을 돌려 공심으로 제생의세의 서원일념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니 하기 싫어하는 마음도 없어지고 분발심도 났습니다. 2차시험 3일째 피곤에 지치고 작년에 점수를 잘 못 받은 과목이라 시험지를 기다리면서 두려운 마음이 났습니다. 심고를 올리고 나는 제생의세의 서원을 세운 사람이 아닌가 이정도의 시험에 떨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더니 마음이 안정되고 시험을 잘 칠 수가 있었습니다.

제생의세의 서원
올해는 도학과 과학 두 부분에서 크게 진급하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 마음공부에 바탕해서 사법시험을 공부하고 사법시헙을 공부하면서 마음공부를 했습니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하면 시일의 조만은 있을지언정 못 이룰 일은 없다 는 대종사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정신개벽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해야한다는 믿음과 제생의세의 서원을 다시 한번 마음 깊이 새겨 봅니다.
올해 법인절은 만덕산 훈련원에서 맞았습니다. 초선지에서의 감동과 그 기운 그리고 법인정신은 제 마음속에 대신성과 대공심과 대공부심으로 살아났음을 느낍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그것은 바로 나자신으로부터 정신개벽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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