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훈련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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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훈련을 돌아보며
  • 한울안신문
  • 승인 2002.08.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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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교무"전곡교당


15년전, 총부에서 전국 학생훈련을 했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
송대에서 아담한 잠자리를 마련하고 총부와 원대를 돌아다니며 훈련을 받았던 기억이 아직도새록새록 남아있는데, 15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 교무로서 학생훈련을 함께 한 느낌을 쓴다는 것이 왠지 어색하기만 하다. 그 시절의 전국 학생 훈련은 내 개인적으로는 출가로 이어지는 크나큰 계기가 되었지만, 오늘의 학생훈련은 교단적으로 청소년 교화에 새로운 각성이 있어지는 시기에 행해진 것이라 그 의미가 새삼 크다는 생각을 해본다. 흔히 청소년기를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표현한다. 이번 훈련을 나는 ‘과도기적(?) 학생훈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15년 전의 총부에서의 훈련, 그리고 4년 전 7. 25대회를 시작으로 재개된 전국 학생훈련으로부터 보다 더 나은 훈련으로의 발돋움을 위한 과정..
그러나, 15년 전의 청소년과 지금의 청소년은 모든 면에서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다.
당시만 해도 문화적으로 모든 것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일단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을 설레게 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청소년들은 어떠한가?
돈만 있으면 해결되는 풍족한 사회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은 손쉽게 인터넷을 통해 대부분 얻을 수 있다. 원불교 훈련은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주고 무엇을 얻어가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하리라 본다.
그러나 이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 교단은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에 끊임없는 노력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한 과정 가운데 있는 모든 시도들은 박수를 받는 일과 보완할 점이 공존하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국 학생훈련 또한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4년전 7.25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 1차에 걸친 훈련이 있었을 뿐으로, 참가자들은 많은 인원에 채이고, 뙤약볕에서 식사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청소년 교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긍정적인 평가와 동시에 극기훈련(?)이었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또한, 작년에 실시한 전국훈련은 1, 2차로 나누어서 실시한 점과 숙식 또한 원대 기숙사와 식당에서 해결하여 많이 나아졌으나, 매번 똑같은 장소인 총부와 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번 훈련은 장소와 숙식 문제를 해결하고 인원배분을 적정하게 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바다와 산을 벗삼은 완도와 진도로의 장소는 아이들을 설레게 했으며, 세 곳의 수련관에서 2차에 걸쳐 실시한 훈련은 인원배분에서 성공하였다.
그러나, 그 획기적인 장소에서 안타깝게도 프로그램이 세 곳이 모두 똑같았다는 점에 아쉬움을 갖는다.
각 수련관에 맞게 프로그램을 변용하여 실시하였다면 더 다양하고 좋은 훈련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예를들어 진도에서는 더운 여름날 첫날부터 에어컨도 없는 좁은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보다는 해양활동 위주로 운영하였다면 더 나았을 것이다.
그리고,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따로 실시한 프로그램의 과정에서 아이들의 불만이 종종 있었는데, 차라리 중․고등 학생이 함께 하여 교당 선후배간에 친목과 우의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면 더 유익하였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훈련 프로그램의 꽃은 무엇보다도 서원의 밤일 것이다. 그런데 세 곳의 학생들을 한곳에 모아 진행한 점이 무리였던 것 같다.
왜냐하면 버스속에서 1시간 이상을 완도에서 진도로 이동할 때 힘들어했을 뿐 아니라, 프로그램 진행시 많은 수의 아이들을 통제하기에는 진행자의 수가 역부족이었다는 점이다.
또한 현장에서 프로그램 진행 도우미를 구한 관계로 사전 교육이 되지 않은 도우미가 이를 진행하는 것 또한 무리였다.
사실, 나는 수혜자의 입장이기에 이처럼 쉽게 말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준비하고 진행한 측에서는 최선을 다했으리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청소년 교화를 신바람 나게 해보는 우리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난 일을 잘 돌아봄이 멋진 내일을 맞이하는 유일한 길임을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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