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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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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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8.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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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오늘은 아버지께서 면회를 오셨다. 어머니와 함께 오신지 정확히 20일만이었다. 어머니는 10월이나 11월쯤에 식당 개업을 준비중이라 바빠 못 오셨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이번주나 다음주에 오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색하지는 않으시지만 아버지께서 힘들어하시는 모습이 보여서 가슴이 미어져 왔다.
반팔을 입으신 아버지 팔에 있는 상처를 보며 놀라자 아버지께서는 식당준비를 하시다가 다쳤다고 별 문제 없다는 식으로 말을 하셨지만 나는 애써 태연한 척 했다. 아버지께서는 내 모습을 보며 화제를 돌리시며 웃음으로 넘기시려 하셨다. 나는 그런 아버지께 감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죄송하기도 하였다. 약20분 정도의 면회 시간이 끝나고 헤어질 무렵 나는 아버지께 걱정하지 마시라는 말 밖에 해 드리지 못했다. 면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발걸음이 무겁고 가슴이 답답했다.
조금 더 아버지께 진심으로 다가간 적이 없었고 후회스럽고 안타까웠다. 오히려 아버지께서 다가오시려고 하셨다. 나는 그것을 알고도 받아드리려고 하다가 멀어지는 생활을 여러 번 겪다가 지금까지 오게된 것 같다. 이제 다 컸다고 말대답하고 큰소리쳤던 일들이 후회된다. 어렸을 때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 한없이 넓고 듬직해 보였는데 어느덧 아버지의 뒷모습이 좁고 쓸쓸해 보인다. 이제는 내가 아버지를 이해해 드리고 감사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꾸 아버지의 야윈 얼굴이 떠오르니 가슴이 아팠다.
이제부터라도 부모님께 편지를 자주 쓰고 면회오시면 이야기도 많이 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들어야겠다. 이곳에서 반성 많이 하고 또 내년에 있는 검정고시도 보고 자격증도 취득하여서 그것으로나마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겠다. 지금까지 진심으로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없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곳에서 참회하여 새 사람이 되어 부모님이 하시는 식당 일도 돕고 부모님 말씀도 잘 듣는 평범함 아들로 돌아가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 빨리 그 날이 와서 오늘 이 다짐이 훗날 꼭 이루어 졌으면 하고 마음속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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