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활불을 보고싶다! - 정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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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활불을 보고싶다! - 정인신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6.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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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이야기


아침 밥상에 미역국이 나왔습니다. 무심히 밥을 먹고 있는데 박교무님과 월숙님의 눈치가 다릅니다. 무슨 일일까 궁금해 하는 나를 바라보며 케익은 언제 자르느냐고 월숙님이 물어옵니다. 그러고 보니 청교협에 갔던 안교무님이 지난밤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던 기억이 났습니다.
아침을 먹고 내려와 케익에 촛불을 밝히고 박교무님 정녀 서원식때 효산님께서 법문하셨던 시를 낭송합니다.
“지(知)와 행(行) 두 사이는 얼마나 될까. 백지 한장 사이다……. 왜 그리 어려운가, 지(知)에서 행(行)으로 넘어가기란. 각(覺)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괴(壞) 도(韜) 겸(謙)?? 이 세글자를 마음에 깊이 담고 살아가 보아라. 언젠가는 시방(十方)의 일꾼으로 흔적 없이 일하는 넉넉하고 평화로운 활불이 되어 있을 것이다. 활불(活佛)! 그 활불을 보고 싶다.”
가족들이 저의 생일을 기억해 주었지만 날짜는 맞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맛있는 미역국도 한 그릇 먹고 가족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며 넉넉하고 평화로운 활불의 삶이 되어지기를 마음 깊이 염원했습니다.
탄생!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요. 사람 몸 받기 어려운데 사람으로 태어났고, 후천개벽 주세불 회상에 인연됨은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이지요.
어느 선진님은 생일날 금식을 하면서 부모님의 은혜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또 어느 분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 활동을 한다고 했습니다.
저도 해마다 저의 생일을 기억합니다. 4월이 오고 진달래가 피면 어머님의 포근했던 사랑이 떠오릅니다.
10년 동안 절에 불공을 올려 얻어낸 딸이기에 그 사랑이 남달랐던지 백가지 풀잎을 뜯어 건강하게 자라도록 약떡을 찌고 진달래 화전을 만들어 잔치를 열어주곤 했습니다.
어느덧 5월입니다. 개울물 흐르는 소리가 힘차고 축령산이 불룩불룩 연둣빛으로 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사이 꽃 잔치가 열리는 이 아름다운 계절은 부처님께서 오시고 대종사님께서 오신 달이지요. 성자의 탄생일을 위해 천지도 맑은 얼굴로 일어나 축하의 향연을 벌이는 듯 합니다.
부처님 다녀가신지 250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분의 가르침은 온 세상을 맑히고 바른 삶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향기에는 유향과 무향이 있다고 합니다. 꽃이나 초목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향기와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향기입니다. 원근친소와 자타의 국한을 벗어나서 대자대비로 일체생령을 제도할 수 있는 힘은 시공을 초월할 수 있는 숭고하고도 고결한 향기일 것입니다. 그 향기는 2천년 3천년의 세월을 넘어서도 우리가 그리워 할 수 있는 영원한 향기로 자리할 것입니다.
거리엔 색색의 연등이 걸리고 곳곳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산종사님께서는 각자의 등불이 몇 촉인가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오덕훈련원도 연등을 만들어 기도방에 둥그렇게 불을 켜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교단의 발전과 인류의 평화, 그리고 오덕훈련원 불사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 5월 한달동안 정성스럽게 기도를 올립니다. 늘 새마음 새몸으로 태어나는 생일날이 되고 모두모두 살아 움직이는 부처, 활불이 되어지기를 염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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