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체계 큰 그림' 다시 그려야 - 최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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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화체계 큰 그림' 다시 그려야 - 최호준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6.0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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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편집위원 칼럼
원불교는 혁신의 원조이다. 일제의 암울하고 척박한 시대, 가진 것이 없어 바꿀 것도 없었을 것만 같았던 그 시절에 대종사께서는 조선불교혁신론을 발표하시고 오만 년 대운의 새로운 회상을 여셨다. 신물이 날 정도로 혁신이 표방되고 실행되어 평가되는 이 시대에 혁신의 원조교단이 농경시대에 적합한 빛바랜 교화체계로 정체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비관론자의 지나친 기우일까!
교육혁신은 교실에 있고, 교화혁신은 교당에 있다. 대종사께서 수행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주신 교당의 모습이 교화의 척도이다. 법회참석 교도수와 구성, 설교의 감동, 다양한 프로그램의 내실 있는 운영이 성공의 지표이다. 교화현실에 대한 위기인식을 마비시키고 교도의 심신을 지치게 하는 전국 혹은 교구단위의 행사성 연합활동을 최소화 해야 한다.
지금, 우리 교당은 너무 작고 교도는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으며 교화방식은 묵은 교도의 상호부조와 인연교화에 의존하고 있다. 한 두 교무가 전담하고 있는 단위 교당이 영아, 아동, 유년, 초등, 중등, 고등, 청년, 장년, 노년 등 인생주기의 각 단계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출가교역자도 연합행사 참석, 순교나 애경사, 행정잡무, 생활사에 치여 수행정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 교당대형화 주장인가 할 것이다. 건물을 사고 팔고, 다시 짓고, 그 과정의 복잡한 의사결정이 불가능하고도 할 것이다. 지식정보화 시대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며, 교화성공은 출·재가의 서원과 혈성이 관건이다.
교인 80여명에 불과했던 40년 역사의 S교회는 1994년 31세 목사가 부임하여 불과 12년 만에 150배 가까이 성장시켰다. 일요일 여덟 차례 예배의 참석인원이 1만 2천명에 육박하고 20여 교역자의 평균연령이 32세, 교인의 평균연령이 28세이다.
이 교회는 50년 전 건립한 골목길 2층 건물을 그대로 유지한 채 대학 강당을 빌려 사용하며 100억원 수준인 1년 예산의 60% 이상을 외부선교와 사회구제에 사용하고 있다. 매일 새벽 3시에 출근하여 5시, 6시 두 차례의 설교로 일과를 시작하며 한 달에 80회 정도 설교하는 담임목사는 삶 자체가 설교준비라고 한다.
교화체계의 대수술이 필요한 우리 현실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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