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몸 교단 위해 쓰고파..."
상태바
"이 한 몸 교단 위해 쓰고파..."
  • 한울안신문
  • 승인 2006.06.15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봉공회 12년, 단장 13년... 영동교당 박우경 교도


“아이고, 뭐 나 같은 사람을 하려고 그래요~ 별로 한 것도 없는데…”
한 게 없다며 1년 가까이 인터뷰를 고사해왔던 그녀, 서울교구봉공회·원음합창단·은혜혼인상담소로 일주일에 사나흘은 교구를 찾는 그녀의 달력은 봉공활동, 봉불식, 천도재, 훈련 등으로 빽빽하다. 어쩌다 일정이 없는 날에도 어김없이 교당에 들러 대소사를 챙기는 살뜰한 그녀, 박우경 교도(영동교당)를 드디어 만났다.

# 남편은 희사, 부인은 봉공? 원불교와의 인연은 운명과도 같았다. 맞선 자리, 손이 유난히 곱던 상대편 남자는 오직 한가지만을 물었다.
“종교가 무엇이오?”
그렇게 백년가약을 맺은 남편은 ‘원불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이었다. 오죽하면 결혼식도 원기 55년 총부서 반백주년 행사가 끝난 뒤 그 자리에서 했을까.
“남편을 만나는 동시에 온 가족이 입교했죠. 묘하게도 교당 다니면서 바로 신심이 나더라구요.”
마음 잘 맞는 부부는 신이 났다. 36년 동안 남편 서광원 교도가 충주교당 부지 등 희사를 많이 했다면, 박우경 교도는 교단 내외의 봉공활동에 앞장섰다.
서울교구로는 원음합창단 단장(원기 81년)을 역임하고 지금은 원기 79년부터 활동해온 봉공회의 총무부회장과 은혜혼인상담소 상담위원을 맡아 교단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또한, 교당 봉공회장 8년, 단장 13년에 작년부터는 남편이 물려준 교도부회장직까지 맡고 있다.
“단장이 가장 기억에 남지요. 그때 어찌나 열심히 했던지, 집이 경매로 넘어갈 때도 단회를 하고 있었어요. 집이 넘어갔는데도 집 걱정보다는 단원들 어떻게 하면 신심이 날까, 하는 생각에 각각 편지와 함께 작은 선물을 준비했었어요.”
걱정스런 얼굴로 모였던 단원들은 감동했다. 오직 신심과 오직 혈심뿐인 단장의 모습에 말을 잃었다. 순서대로 편지를 소리 내어 읽기 시작하자 하나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날이 생생한 듯 눈시울이 붉어진 박 교도.

# ‘오직 신심, 오직 혈심’
“이 회상에 정신·육신·물질 모두 오롯이 바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이 한 몸 교단위해 쓰다 쓰러지면 얼마나 영광되겠어요.”
올해 남편과 함께 법사로 승급된 그녀, 얼마전 대종경 음악 발표회 때 가사를 제일 먼저 외운 것도 그다. 법문이 너무 좋아 틈만 나면 읽고 또 읽어 입에서 술술 나올 정도니, 절로 머릿속에 각인된 것도 당연.
“봉공일이 힘들다 싶으면 요훈품 21장, 남편사업이 힘들 땐 신성품 12장, 마치 큰 어른께서 일러주신 것처럼 눈에 띄는 법문이 있으면 죽기 살기로 외우고 또 외웠지요.”
교단을 위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밤 늦게 들어가도 “당신 수고 많았어. 당신같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교도들은 얼마나 행복하겠어”라고 응원해주는 남편 덕분이라는 박 교도. 그녀는 지금 교단을 위한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하다.
“최선을 다해 살았던 것에 감사해요. 내가 부족해 못한 건 있어도 안하려 해서 못한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죽는 날까지 이렇게만, 내 남은 모든 것을 바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