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에너지 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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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에너지 절약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9.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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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시경(서울봉공회 시민환경분과위원)

여름은 여름답게 더워서 땀도 많이 흘리고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우리 몸이 사계절에 잘 적응한다는 지론을 가진 저도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습니다. 여름을 선풍기만으로 나기엔 힘이 들었지요.


아침 기온도 25도 이상이어서 오늘 또 어떻게 날씨와 씨름 하나 생각하는데 아이들은 긴팔 옷을 챙겨들고 학교엘 가더군요. 맵시를 내려고 아침마다 들고 나가나 하고 잔소리를 하니 추워서(?) 감기 걸리지 않으려면 반드시 있어야 한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요즘 학교들은 벽걸이 선풍기를 철거하고 천장형 에어컨으로 교체를 하는데 냉방온도도 낮거니와 교실 전체 온도가 고르지 않아 자기 자리에선 긴 옷을 입어야한다는 얘기였습니다.


# 우리나라 기온상승폭은 세계 평균의 두배


며칠 전 한 시민단체에서 발표한 다중 이용시설의 여름철 실내온도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중심가 공공장소 71곳 중에서 50곳의 실내온도가 여름철 적정온도인 26~28도보다 낮았는데 적정온도 준수율은 도서관이 가장 높았고, 대형매장 등 일반상점이 가장 낮았다고 합니다. 가끔 버스 내의 온도가 너무 낮아 하는 수 없이 창문을 열고 간 경험이 있었는데 조사 결과에서도 평균 실내온도가 가장 낮은 곳은 시내버스로 조사당시 실외온도 30.6도보다 7.4도 낮은 23.2도를 기록했답니다.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이 되면 현기증이나 두통, 위장병 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데 아이들의 코감기와 배탈이 빈번해진 이유가 바로 학교, 특히나 학원에서 마구 틀어대는 이 에어컨 때문이었네요.


최근 들어 높은 습도로 인해 불쾌지수까지 높아지는 날씨 때문에 냉방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많은 가정에서도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과냉방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과도한 에너지 사용은 결국 수천억 원의 돈을 들여 발전소를 건립해야하는 부담으로 다가오고 발전소 부지 선정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함께 결과적으로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하게 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기온 상승폭이 세계 평균보다 월등히 높아 최근 10년간 세계 평균 기온은 0.74도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2배에 가까운 1.5도 상승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온대기후가 아니라 제주도 같은 아열대기후로 변하고 있고, 요즘 자주 내리는 국지성 기습 소나기도 그 영향이라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럼 해마다 되풀이되는 이 에너지 대란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후대에 물려줄 금수강산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답니다. 우선, 대기전력에 대해 살펴봅시다. 대기전력은 전원을 꺼도 플러그를 통해 소모되어 실제 사용되지 않으면서 낭비되는 것으로 가정소비전력의 약11%를 차지합니다. 대기전력만 효과적으로 줄여도 1년에 한달은 전기를 공짜로 쓸 수 있습니다.


요즘은 TV나 컴퓨터 한대에 많게는 대여섯 개씩 주변기기가 붙어있고 주방가전들도 항상 전원을 켜놓는 제품들이 많습니다. 콘센트에서 빼놓아야 하는데 일일이 그렇게 한다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럴 때 개별스위치이나 통합전원 차단스위치가 있는 멀티탭을 사용하면 조금 손쉽습니다. 플러그를 뺄 필요없이 멀티탭 전원만 끄면 완료.


냉장고는 벽으로부터 10㎝ 정도 간격을 두고 설치하며 내부는 약 60%만 채워두는 것이 공기 순환에 도움을 줍니다. 식재료를 적절하게 구매하고 신선한 상태에서 바로 먹는다면 에너지도 아끼고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니 일석이조.


# PC는 정기적으로 팬청소, 선풍기 모터 과열시 꺼둬야


TV는 화면이 밝을수록 전기 소모량이 많으므로 화면의 밝기는 적당하게 하고, 자주 껐다 켰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TV를 보지 않으면서 습관적으로 켜놓지 않도록 합니다. 특히 최근에 나오는 대형 TV들은 완전히 전기 먹는 하마라니 이참에 시청시간을 줄이셔도 좋을 듯합니다.


컴퓨터는 30분 이상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전원을 끄고 본체에서 과도한 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팬을 청소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에어컨은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고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정도로 유지하면서 선풍기와 함께 사용하면 냉방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선풍기는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놓으면 자연바람과 합해져 미풍으로 강풍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선풍기 모터가 과열되면 더운 바람이 나오므로 잠시 꺼두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유리창의 경우 태양열을 통과시키면서 실내 온도를 높이게 되는데 창 내부에 블라인드나 커튼을 설치하면 실내 공간의 열 흡수량을 3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를 창 외부에 달면 그 효과는 75%까지 올라간다고 하네요.


마당이나 주변의 자투리 땅, 혹은 옥상에 정원을 만드는 것도 도심의 온도를 낮추어 결과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서울시에서도 옥상 녹화 비용의 일정 부분을 지원하는 10만 녹색지붕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은 생활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우리들 삶의 현장 속에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을 높여 무심코 낭비되는 부분을 없애보자는 것이지요.


밤에 무더위도 식힐 겸 가끔 한강고수부지 산책을 합니다. 노들섬을 비롯한 한강다리 곳곳의 화려한 조명과 가로등, 차량의 불빛이 섞여 서울의 야경을 아름답게 합니다. 11시가 넘어가도 여전히 비추이는 조명을 보면서 한여름 폭염 속의 순간 전력사용량만 걱정하면 될 만큼 우리나라가 잘사는 나라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아마도 좀더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만 더 실천해나간다면 합리적인 답을 얻을 수 있겠지요. 그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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