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과 원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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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과 원불교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9.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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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불교의 선결과제는 기획.조정기능 확충과 비전 마스터 플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와 있다. 과연 이것이 성사될지, 그리고 만약 이것이 성사된다면 나와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각 정파와 세력은 나름대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대차대조표를 만들어 보기에 여념이 없다. 이럴 때 우리 원불교는 무엇을 해야하는 것일까?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흥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실질적이고 상당한 질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아직 판타지일 공산이 크다. 우리의 실질적인 대북교화가 가능한 환경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할 일은 차분하게 우리의 노력과 성과를 재점검하고 향후 수립해야할 전략전술적 방침을 재확인해 보는 것이다.


사실 올해 소위 ‘2·13 합의’를 기점으로 우리 남한 내의 각 종파들은 더욱더 공격적이고 경쟁적으로 대북선교사업에 뛰어드는 듯 하다. 천태종은 그들의 성지 인 개성 영통사에 50억여 원을 들여 복원공사를 마무리 짓고 지난 달부터 신도들을 대상으로 성지순례 행사를 시작했다. 기독교는 말할 것도 없고 조계종은 총무원 산하 ‘민족공동체추진본부’에서 내금강 불사건립을 최종 결정했고, 천주교 또한 주교회의 산하 ‘민족화해위원회’를 중심으로 평양교구청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미개척시장에 대한 선점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그렇지만 성급한 나머지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천태종은 5백여 명 1회 성지순례 이후 잠정중단을 선언한 상태이며 다른 몇몇 종단에서는 북한과의 협상난항과 내부적 진통의 소용돌이에 빠져있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때, 우리 원불교가 염두에 두어야할 선결과제도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크게 전략조직의 문제와 대북교화의 비전 과 관련된 문제다.


우선 전략조직 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우리 원불교의 대북교화사업의 총괄적인 기획과 조정기능을 확충하는 것이다. 평양국수공장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교정원 공익복지부 ‘은혜심기운동본부’와 교화부의 ‘한민족한삶운동본부’, ‘모려회’등이 교정원 교화훈련부 산하의 ‘남북교류협력팀’등과 보다 많은 상호 전략적 협의와 종적 횡적 연계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예컨대 이번 북한지역 수해 지원사업의 경우를 들더라도 북한측 상대를 조불련(조선불교도연맹)으로 할 것인지 민경련(민족경제협력연합회)으로 할 것인지의 문제부터, 통일부와 연계된 형태로 할 것인지 단독으로 할 것인지 등 고도의 전략적 기획과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상대가 폐쇄적인 북한이기에 수집된 정보를 공유하고 최적의 정책결정을 위한 전략적 협의 및 조정체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두 번째 대북교화의 비전 문제와 관련해 우리 원불교 나름대로의 원칙과 우선순위에 입각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원불교 교도라면 누구나 개성교당 복설과 평양교당 원산교당 개설을 염원하지만 여기에도 선택과 집중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길룡리’시대에서 ‘변산’시대, 그리고 대종사님께서 예견하셨던 ‘금강산’시대로의 원불교 발전사를 염두에 두면서 북한교화의 전략적 플랜을 중앙총부 차원에서 하루빨리 마련하는 것이다.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우리 원불교도들은 우리들의 대북교화 청사진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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