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의 화장실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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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의 화장실 문화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10.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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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도 문화 가까이 보기 - 인도의 첫인상3

인도 방문객들이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변소문제다. 고급 여행객들을 위해 마련된 호텔에 들어가지 않은 이상 대부분의 게스트하우스에는 화장지가 없다. 화장지는 고사하고 버스를 타고 시골지역을 가다가 용변이 마려워도 공중변소조차 찾기가 쉽지 않다. 길가의 숲이나 사람이 안보는 데서 슬쩍 볼일을 봐야 하는 낭패를 경험해 보지 않은 방문객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1980년대 까지만 해도 한국을 여행하는 방문객들이 시골에서 대충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우리가 경제성장을 하면서 그러한 환경이 개선되었고, 지금 사람들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혹시 독자분들 가운데 인도에 방문하는 기회가 있어 이런 경험을 하게 되더라도 우리도 얼마 전까지 이런 환경이 있었다는 기억을 하게 되면 거부감이 덜할 것이다.


아직도 인도의 시골이나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판자촌과 빈민가에는 따로 변소가 없다. 그래서 집주변에서 조금 떨어진 숲이나 풀밭 등에서 볼일을 보게 되는데, 그래서 아침이면 물병이나 물컵 하나씩 들고 어떤 사람들은 한손에는 신문을 들고 집을 나서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갠지스 강물을 중심으로 형성된 힌두교 성지의 하나인 리시게시에도 아침이나 오후 시원한 시간에 명상과 산책을 위해 사람들이 적게 다니는 강가로 나가다가도 자칫 발아래를 잘 못 보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필자도 처음 리시게시에 머무는 동안 아침에 띠엄띠엄 강변에 앉아 있는 황토색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고 명상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나갔다가 발아래를 쳐다보느라 호젓한 강변명상이나 산책은 꿈으로 접은 적이 있다.


사실은 보통 인도의 가정들에도 변소가 있고 가정마다 변소관리를 깨끗이 잘한다. 변소모양은 인도전통식 좌변기와 서구식 입식변기가 있다.


한국의 좌변기와 모양은 다르지만 구조는 비슷한데 사람들이 많이 쓰는 변소에서는 입식변기보다 좌변기가 덜 부담스러우나 화장지를 준비하지 않으면 곤란을 겪을 수 있다.


물론 변기가 있는 곳에서는 수도꼭지가 있고 물이 나오게 되어있어 인도식으로 볼일을 보고 손을 씻을 수는 있으나 습관이 안된 외국인들에게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입식변기에는 대부분이 비대가 있는데 한국처럼 다양한 기능은 아니지만 화장지 없이 뒤처리하는 데는 손색이 없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사용을 안했는데 나중에는 편리하게 화장지 없이 잘 사용할 수 있었다.


화장지 사용을 줄이면 화장지로 인한 변기 막힘이나 화장지 원료인 나무소비를 줄일 수 있어 좋을 뿐만 아니라 뒤처리도 화장지 보다 물로하는 것이 훨씬 깨끗하다는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인도인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볼일을 보고 양치질과 샤워를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야 집안에 모셔진 神殿(인구 80퍼센트 이상이 힌두교인 인도인들 대부분 집안 한곳에 聖所를 두고 있으며 매일 아침 향을 사르고 만트라를 誦한다)에 들어가고 외부사람도 만나고 아침식사도 한다.


이러한 인도인의 생활은 남녀노소귀천 대부분이 다하는 일이며,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나라 사람들 보다 몸 관리는 더 깨끗이 하는 것 같다. 단지 얼굴과 피부가 가무잡잡해서 아무리 씻고 옷을 갈아입어도 표가 잘 안날뿐인 것이다.


한국에서 몇 년간 공부하고 온 인도인 친구의 경험을 소개하면, 그 친구는 한국인들과 같은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는데 아침식사를 하러 오면서 한국학생들이 양치질이나 샤워도 않고 아침밥 먹으로 오면서 인사를 건넬 때가 고약스러웠다고 한다. 따라서 외국학생들끼리 아침에 한국학생들과 눈 마주치지 않기 위해 모른척하고 밥만 먹었다는 이야기를 농담으로 들었던 적이 있는데, 체취가 다른 이민족 간에 함께 지내게 될 때 참고할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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