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공부 보다 먼저 자녀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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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공부 보다 먼저 자녀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11.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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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정한 일등은 자시를 이기는 것, 윤광일(덕균)교수(중곡교당,한양대 공학대학원장)

성적이 좋은 학생은 모든 것이 용서된다. 이기적이라도 괜찮고, 인간관계가 나빠져도 괜찮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학생들이 야기하는 사회가 문제다. 미국의 경우 매년 1만 명의 대학생이 자살을 기도하며, 대략 1천 명 정도가 자살에 성공한다. 이러한 자살은 아이러니 하게도 명문 대학일수록, 성적이 높은 학생일수록 그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학 중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서 멀지 않은 곳에 피플스 파크라는 노숙자들이 몰리는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의 노숙자의 평균 학력이 석사라고 한다. 버클리대학은 미국에서 손꼽히는 명문 대학으로 각 고등학교에서 최우수 학생만이 지망할 수 있다.


이 학교의 방침이 들어오기는 쉬워도 졸업하기는 어렵게 하고 있다. 경영대의 경우 일학년에 약 30%의 학생이 낙제를 하고, 4학년까지 제대로 수업을 이수하고, 졸업하는 학생이 50%를 넘지 못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낙제생들이 고등학교 시절에는 수재 소리를 듣던 학생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이들의 좌절은 시작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리화나 등의 유혹을 받게 되어 종래는 노숙자로 전락하는 결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성적 지상주의가 낳는 사회적 병폐다.


청소년기는 연령적으로 10대가 중심인데, 이 시기는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전환되는 격변의 시기이며, 두 가지 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하나는 인격형성의 면이고, 다른 하나는 욕구분출의 면이다.


전자의 경우,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서적 ·도덕적 ·사회적 발달단계로, 감수성이 예민하여 개체적 ·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받기 쉬우며, 가소적(可塑的)이고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그런데 성적 지상주의에 매달리다 보니 다른 인격 형성의 시기를 놓치는 위험이 있다.


후자의 경우, 청소년에게도 그들 나름의 생활, 즉 욕구충족의 활동이 있다. 그러나 성적을 올리는 활동 외에 그들의 욕구를 달성할 기회도,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은, 청소년이 겪는 최고의 갈등요소가 된다.


여기서 우리 부모들이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서 무엇인가 우리 자녀들에게 입시 공부보다 진정으로 먼저 가르쳐야 하는 일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학교에서 1등이 사회의 1등이 되지 못하는 것인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사회현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학교의 1등이라면 사회에서도 1등이 안 될 수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의 1등이라는 것이 실력을 기르기 보다는 점수벌레로 양성했다는 것이다. 학교 성적이라는 것이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성적관리를 한 결과이다.


세계 역사를 바꾼 과학자 가운데 다윈과 아인슈타인이 케임브리지대학을 다닐 때 1등이 아니었다. 아인슈타인이 대학 입시에서 한 번 실패한 것과 대학 재학시절 별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다윈은 정규수업에는 전혀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식물 채집에만 열중하였다.


이들 뿐 아니라 갈릴레오, 뉴턴, 맥스웰, 플랑크, 하이젠베르크 등 물리학자들도 모두 학교 공부에서는 1등을 못했지만 사회에서는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성적보다는 진정한 실력 있는 2등이 되기를 결심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일등은 자기를 이기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기를 이기는 것이 될 것이다. 그래서 남을 이기면 나폴레옹이나 징키스칸과 같은 영웅이라고 했고, 자기를 이기면 예수님이나 부처님과 같은 성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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