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권의 천축구도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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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권의 천축구도기3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11.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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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찡장열차

려강(麗江)에서 돌아오자 찡장 열차표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그마치 열차표 값이 수고비를 포함해서 960위안(약13만원)이라 한다.


9월 10일 밤9시30분 북경서역 출발이니 2일간의 시간이 남았다. 김길선 교무님과 함께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왕징(望京) 거리에 사놓았다는 새로운 교당자리를 가보았다.


100평짜리 아파트이다. 이를 수리해서 법당과 한국인들을 위한 문화시설로 쓴다고 한다.


사실 필자는 8년전 북경교당 봉불식 때와 평양 빵공장 준공식 때 와 보았으니 이번으로 세 번째 발걸음이다. 봉불식 당시에 조양구 국제우의화원 아파트 5층에 자리잡은 베이징교당이 그렇게도 자랑스러웠는데, 이번에 와보니 2층에 아파트 한 채를 더 마련하여 유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만들었다.


김제명 교구장님을 포함해 네 분의 교무님들이 애쓰시고 있는 모습이 여간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다.


김길선 교무님의 안내로 북경 골동품 시장을 둘러보았다. 입이 벌어질 지경이다. 이건 차라리 시장이 아니었다. 골동품 바다라 해야 옳을 것 같다. 오래된 것, 낡은 것은 모조리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중에 대다수가 가짜라 하니 더욱 기가 막힌다. 9월 9일 일요일이다. 북경 교도님들을 위해 법회를 보고 밤 9시에 북경서역에 도착했다.


세계 최대의 인구를 자랑하듯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인파를 뚫고 열차에 올라타니 삼단 침대칸 제일 꼭대기 자리다. 앉아서 허리도 못 필 정도로 불편하기 짝이 없다. 꼬박 48시간을 꼭 감옥에 갇힌 듯 달려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식사이다. 끼니 때 마다 승무원들이 도시락을 팔긴 했는데, 입이 짧은 탓일까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인천 공항에서 떠날 때 사가지고 온 컵라면만이 유일한 양식이다. 찡장열차는 2년 전에 청해(靑海)에서 서장(西藏)까지 1,142km의 철도가 부설되어 달리는 열차다. 이 구간의 평균 해발이 4,000m에 육박하는 하늘 길이다. 2001년에 착공하여 2005년 10월 15일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천산북로나 남로를 통해서만 갈수 있는 그 험한 길을 편안하게 열차로 달릴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신 축지법이 아니고 무엇이랴! 열차가 달리고 이틀째 밤이다.


가슴이 뛰고 머리가 아파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거의 5천미터 산길을 달리니 산소가 부족해 고산병이 찾아온 것 같다. 아침에 눈을 뜨니 눈밭 사이로 끝도 없이 펼쳐지는 설산 연봉, 마치 불국정토가 아닌가 하는 착각이들 정도로 아름답다. 누가 말했던가! 어떤 사람이 바보가 되고 싶어 히말라야를 찾는다는데, 이 수행자의 가슴속이 마냥 숙연해 진다. ?


누구인가? 여행길이? 즐겁다했나


찡장열차? 사팔시간? 라면만먹고


달려가는? 긴긴여정? 고난이더라


넓고넓은? 티벳고원? 인적드믄데


끝도없이? 펼쳐지는? 설산연봉만


나그네의? 가슴속을? 숙연케하네.



이른아침? 눈을뜨니? 눈밭사이로


찡장열차? 힘을다해? 긴몸이끌고


눈이부신? 아침햇살? 달리는연봉


설경속에? 펼쳐지는? 불국정토네


어떤사람? 바보되려? 히말라야에


이내몸도? 풍진세상? 벗어나고파.


여의도교당 교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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