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주는 교훈
상태바
가을이 주는 교훈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11.15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자신에게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놓아버리는 나무의 삶을 닮아가자

깊은 가을이 지나고 있습니다. 바람결에 흩날리는 붉게 물든 낙엽과 노오란 은행나무 잎들이 우리들의 가슴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나뭇가지에 빨갛게 달려있는 감나무들은 절로 미소 짓게 합니다. 그리고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들 위를 걷다보면 깊은 사색에 나도 모르게 잠기게 됩니다.


가을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합니다. 나무는 가을이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자기 몸 안의 물을 최대한 뿌리로 내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름까지 활발하게 만들어지던 엽록소를 날이 추워지면서 더 이상 만들지 않으면 나뭇잎의 원래 색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화학작용에 의해서 나무는 서서히 나뭇잎으로 받던 양분을 차단하고 잎을 떨어뜨리면서까지 추운 겨울에 어는 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지요.


여느 날처럼 교당 식구들과 창경궁을 산책하다가 우수수 떨어지는 고운 낙엽들을 보며 생각하게 됐습니다. 과연 나는 살면서 나의 소중한 일부분일지라도 과감하게 떨궈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나의 서원과 전무출신으로서 살아가면서 방해가 되고, 진급을 저해하는 요소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끊어낼 부분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대종사님께서도 정전 수행편 솔성요론에서 “부당한 일이거든 아무리 하고 싶어도 죽기로써 아니할 것이요”라고 말씀해주고 계십니다. 순간순간 내가 놓아야 할 부분이 무엇이고, 그 때가 언제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나의 행동과 취사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처럼 아름다운 취사와 행동으로 나타날 것이고, 그 시기 또한 적절해야 추운 겨울을 무사히 견뎌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모든 욕심과 업력을 놓아버린 사람은 시골 농가의 집집마다 매달려있는 먹음직스러운 빨간 감처럼 자기가 원하는 서원과 목표를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가을의 낙엽이 아름다울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에게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놓아버리는 나무의 삶의 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들도 살펴볼 때입니다.


우리의 삶을 위해, 교당 교화를 위해 나라의 발전을 위해 과감히 놓아버려야 할 것은 없는지…, 있다면 그 때가 언제인지…, 한번 생각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고운 낙엽길을 걸으며, 그 뒤에 맺게 될 탐스러운 결실을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