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유감
상태바
커피믹스 유감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12.06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 전시경(서울봉공회 시민환경분과위원)

어느덧 따뜻한 차 한 잔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오늘처럼 하늘이 낮게 드리우고 바람이 스산한 날엔 더더욱 그렇습니다.


‘차’ 하면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나시는지요?? 개인적 차이가 있겠지만 아마 커피를 떠올리는 경우가 제일 많을 듯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차나 한잔 하자라는 말 속의 차는 다른 무엇도 아닌 커피를 뜻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들 입맛을 완전히 사로잡고 있는 노란 색 포장이 있으니 이름 하여 커피믹스입니다. 커피믹스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작년에 6047억원어치가 판매되었고, 모 대형 할인점의 올 상반기 최다 매출 품목 역시 이 제품으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커피믹스는 어딜 가든 집 떠날 때 챙기는 물품목록에 반드시 들어가고 가정집에서 조차 ‘설탕, 프림 얼마씩이야?’를 대신하는 생활필수품이 되었습니다.


심심해서 한 잔, 사회생활을 위해서 한 잔, 잊어버리고 안마셨으면 찾아서까지 한 잔 마시게 하는 마력을 지닌 이 달콤한 커피믹스는 1976년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으로 무엇보다 빠르고 간편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성향에 딱 맞는 제품이랍니다. 12g 한 봉 중 커피가 대략 1.8g, 분말크림 4.7g, 설탕이 5.5g 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커피와 설탕, 분말크림이 한 잔 분량으로 포장된 이 커피믹스 속의 크림이 식용유지 가공품이라는 것을 전 얼마 전에야 알았습니다. 순진하게도 분유처럼 우유 가공품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커피크림은 야자유나 팜유 같은 식물성 기름에 물을 섞고 물과 기름이 잘 섞이도록 하는 유화제와 다른 식품첨가제들을 넣어 만들어진 일종의 분말식용유입니다. 커피믹스 1봉 속에 대략 25칼로리 정도를 지니면서 하루 영양소를 기준으로 포화지방 10%, 지방 3%, 칼슘 6% 등의 영양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포화지방입니다.


일반적으로 지방이 위험하다고 하는 것은 주로 포화지방산에 기인합니다. 포화지방산은 혈액 속의 혈전을 증가시켜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암 발생의 위험 또한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일반 식품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지방 섭취도 줄이려 애쓰는 마당에 별 생각 없이 마시는 커피 속에 이렇게 많은 포화지방산이 들어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설탕 함량 역시 높아서 하루에 커피믹스 2봉만 마셔도 10g 정도의 설탕을 섭취하는 셈이니 비만이나 당뇨환자,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에겐 가히 기피대상 1호가 될 만합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카페인의 연령대별 일일 섭취기준을 마련했는데 성인은 하루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 어린이는 몸무게 1kg 당 2.5mg 이하를 섭취하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각 제품에 함유된 카페인 양을 살펴보면, 커피믹스 1봉지에 평균 69mg, 캔커피 1캔에 74mg, 녹차 1잔은 15mg의 카페인이 들어있고, 콜라나 초콜릿에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식약청은 카페인을 과잉섭취하면 불안과 메스꺼움, 수면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망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사실 커피 같은 기호품은 개인의 취향이 무엇보다 우선하고, 피곤할 때 부드럽고 달콤한 커피믹스가 주는 즐거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커피와는 다르지만 다가오는 이 계절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겨울차를 소개합니다.


생강차는 평소 몸이 약한 사람이 감기에 걸려 몸이 떨리고 묽은 가래가 나올 때 효과적으로 기침과 딸꾹질을 줄게도 합니다.


특유의 향기로 우리를 즐겁게 하는 유자차는 기침이나 가래를 덜하게 해주며 목이 부었을 때 마시면 좋고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를 도와주며 갈증을 멎게 해줍니다.


모과차는 감기나 기관지염, 폐렴을 앓아 기침을 심하게 할 때 큰 효과가 있고 숙취해소에도 좋다고 하네요.


대추차는 피를 맑게 하고 심장기능을 강화시켜주며 심신안정에 좋고 갱년기에 건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돕기도 한답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사과와 귤껍질을 모아 큰 양은주전자에 끓여주시던 달콤하고도 시큼 텁텁하던 차의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세월의 무게로 어깨가 무거운 우리 님들과, 다가올 삶의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자녀들과, 항상 감사한 부모님과, 마음을 나누는 도반들과 함께 오늘 따뜻한 차 한 잔 하시면 어떨까요. 누구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는지 궁금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