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르칠 줄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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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르칠 줄 아는 사람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2.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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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권예주(일산교당) 서울여성회장

우리가 매주 법회 때마다 빠지지 않고 암송하는 것 중에 ‘일상수행의 요법’이 있다. 삼학팔조, 사은사요를 비롯한 교리의 핵심을 아주 간단하게 뽑아서 요약해 놓은 것이기에 처음 입문한 교도일지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일상수행의 요법을 잘 읽어서 자신의 마음바탕에 저장하여 두고, 대조하며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부처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매주 수행을 대조하고 마음을 다잡으라고 법회 때마다 이것을 암송하게 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일상수행의 요법을 외우다 보면 팔조 ‘가르칠 줄 모르는 사람을 잘 가르치는 사람으로 돌리자’에서 항상 걸리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남 앞에 나서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데 어떻게 하다 보니 단체의 장을 맡게 되어 본의 아니게 이런 저런 일로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일이 생겼다.


단체의 책임자로서 하는 말은 대개 그 단체의 필요성과 활동을 설명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고 많은 동참자가 생겨나도록 설득을 해야 한다. 이 때 사람들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잘 가르치는 데 자신이 없다보니 그런 자리가 참 괴로울 수밖에 없고,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일상수행의 요법을 외우며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일에 앞장서야하는 위치를 생각하고 잘 가르치는 사람이 준비해야할 마음가짐을 생각해 본다.


가르친다는 것은 부족한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가 아는 바를 그들도 알게끔 만드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잘 배워 지자(智者)가 되어야 하며, 그 다음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과 사명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스스로 배우고 남을 가르쳐 내지 못하면 지도자가 될 수 없으며, 그 실적이 없으면 지도자 역량 또한 없다고 하겠다. 그러나 역량이 없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가르쳐야 할 때 나아가 가르치지 않고 자신만 아는 데 머무는 것 아닐까? 알고도 가르치지 않는다면 이는 빚을 지는 행위라고 하였다.


또한 배우기만 하고 가르치지 않는 것이 도리가 아니듯이, 아무리 뛰어난 교리 해석과 높은 법위에 올라섰을지라도, 그것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격을 갖추지 못한다면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가르치는 이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여 그 신실함에 감복하게 될 때, 그리하여 단순한 알음알이의 전수가 아니라 그 배운 바의 실천에까지 따라 나서게 될 때, 비로소 잘 가르쳤다고 할 것이다.


교단에서는 올해를 ‘교화 총력의 해’로 정하고 모든 교도들이 한 방향으로 노력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 좋은 교법을 만난 우리는 교리를 단순히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에 실행으로 나투어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따라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진정으로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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