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신불 일원상 부처님의 신앙과 수행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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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신불 일원상 부처님의 신앙과 수행1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2.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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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현성 교도와 함께하는 정전공부6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친히 편찬하신 정전은 읽으면 읽을수록 원불교의 일원상부처님에 대한 신앙, 곧 법신불 신앙은 ‘내 밖의 초월적 절대자’를 믿고 따르는 ‘우상 신앙’이 아니고 내 안에 갊아 있는 이 진리를 깨닫고 길러서 몸으로 구현하며 살아가는 ‘진리 신앙’이라는 확신을 하게 된다. 이 진리는 우리들 스스로의 내면에 텅 비어 적적(寂寂)하게 갊아 있는 동시에 우리 공적 영지의 광명을 따라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세상에 성성(惺惺)하고 여여자연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흔히들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할 때 “하늘도 무심하시지!”라고 탄식하고 원망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과연 “이 세상사가 내게 하늘도 무심하실 정도로 억울하게 작용하기만 한 것일까?”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온전한 마음이 무엇인지 알고 바짝 정신 차려 살려고 노력하는 원불교인이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안의 진리와 공적 영지의 광명을 따라 나타난 우리의 진리 작용’이 단 한 치의 어그러짐도 없이 정확하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원각성존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대각을 이루신 후 던지신 일성이 바로 “생멸 없는 도와 인과 보응되는 이치가 서로 바탕하여 한 두렷한 기틀을 지었다.”라는 말씀이다. 따라서 마음공부의 길을 잡은 원불교인들의 법신불 신앙과 수행법은 콩 심은 데 콩 나는 인과보응의 진리를 믿는 신앙이고, 진공(眞空)에서 묘유(妙有)가 나오는 까닭을 자신의 삶에서 구현하는 수행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앞에서 소개했던 “신은 위대하지 않다”라는 책을 쓴 ‘크리스토퍼 히친스’도 우리 정전과 대종경을 공부했다면 아마도 “신은 위대한데 제대로 알고나 말해!” 라고 책의 제목을 바꾸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가 법신불 일원상 부처님을 신앙하고 수행하는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 온전한 마음으로 정신 차리고 살자는 것이 정신개벽의 본의이고 정신개벽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다 잘 사는 세상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원불교를 개교한다고 대종사님께서 정전에서 분명히 밝히셨다. 따라서 정전의 내용은 잘 사는 법, 이른바 ‘팔자 고치는 법’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원불교인들 가운데도 정전은 안 읽어도 사주팔자에 솔깃해 하며 해가 바뀔 때 점쟁이나 역술가를 찾아 자신의 사주팔자를 묻는 분들이 있다. 사실 사주(四柱)는 한 생명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인 연, 월, 일, 시의 음양과 오행의 생극 이론에 따라 운명을 판단하는 해석학의 일종이다. 이는 전통적 시간 계산법의 하나인 육십갑자와 육십갑자를 조합하고 있는 십간과 십이지의 음양과 오행을 구분한 후 태어난 날 오행의 생극(生剋)에 따르는 강약과 조후(調候)를 분별하여 격국(格局)과 용신(用神)을 정한 후에 다시 태어난 달을 기준으로 대운을 뽑아서 변화하는 운명을 판단한다. 그래서 한번 정도 자신의 운명을 알아보는 것도 나쁠 것은 없지만 단언컨대 사주 감정을 통해 팔자를 고칠 수는 없다. 이 분야에서 제대로 공부한 역술가를 만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대가를 만났다 하더라도 의뢰인의 나쁜 운명을 솔직히 풀어서 고객의 감정을 상하게 할 리도 만무하거니와 대가의 해법이란 대개가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라서 쌈빡한 한 마디를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딱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무리 대가라도 그 짧은 시간에 의뢰인의 운명에 작용하는 변수를 완벽하게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우리의 공적 영지가 한번 업력에 끌리고 집착에 가려서 빛을 잃어 버리면 철창에 갇혀버린 것처럼 대가의 할애비가 와서 어떤 조언을 하더라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바로 운명이고 팔자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 팔자의 조물주는 바로 나’라는 인과보응의 진리를 신앙하지 않을 수 없는 무서운 까닭인 것이다.


돈암교당 /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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