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천도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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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천도 받으소서
  • 한울안신문
  • 승인 2008.0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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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최서연 교무의 우리는 하나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희망의 발걸음을 시작한지 1주일이 지난 1월 7일,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에서 일어난 화재 참사로 우리는 새해 초부터 큰 충격과 안타까움 속에 희생된 분들에 대한 애도를 무엇으로도 다할 수 없었다. 희생자 대부분이 인력시장에서 구인된 일용직 노동자였고 무려 13명이나 되는 외국인이주노동자(중국동포 포함)들이 희망의 땅으로 알고 온 한국에서 유명을 달리하였다.


작년 2월 11일에는 여수외국인보호소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10명의 이주노동자가 ‘보호’받아야 하는 곳에서 생명을 잃는 엄청난 모순의 비극을 초래하였고 그로부터 어언 1주기가 지났다. 정부가 관리하고 운영하는 보호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화재 발생 시 스프링쿨러 작동은커녕 초보적인 인명대피 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이주노동자들이 한 많은 생을 이 땅에서 마감할 수 밖에 없었다.


이천 냉동창고 화재참사와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에서 보여지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우리 정부와 사회의 모습은 이들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포로 대우하기에는 많이 미흡하다 것이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비인간적인 처우와 관리에서 참사가 비롯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도 않았고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쉽게 잊는 것으로 우리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여 오고 있지는 않은지….


작년에는 베트남 여성이 남편에게 맞아 죽은 후 한 달이 더 지나 발견되어 큰 충격과 분노를 토해낸 적이 있다. 한국인인 남편은 한국어를 몰라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이 여성에게 한국어 교육을 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을 못 알아 듣는다고 폭언과 폭력을 일삼았다.


나중에 발견된 일기에서 ‘행복하려고 당신과 결혼하여 한국에 왔는데, 내가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화내고 때리니까 너무 슬프다. 화내지 말고 때리지 말고 다정하게 가르쳐주면 당신도 행복할 수 있을텐데 너무 무섭고 힘들다.’라는 당사자의 애환이 드러나 있었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한국에서는 너무 많이 이주민들의 억울하고 한 많은 죽음이 있었다.


우리 외국인센터에서는 이들의 사연이 들려올 때마다 남의 일이 아니었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는 비극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며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빈소를 지키거나 장례식에 손을 보탤 수 있는 처지가 되지는 못하지만 이들의 영가들이 새부처님 대종사님의 가르침으로 천도의 은혜 입기를 간절히 기도하였다. 그러다가 올해에는 여수와 이천의 화재 참사자와 그동안 인권침해를 당하면서 이 땅에서 죽어간 수많은 이주노동자와 이주여성 영가들의 천도를 발원하며 49일간 천도재의 정성을 다하여 2월 24일에 종재를 마쳤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가만히 있을 수 만 없는 일이 이 영가들 교화라고 생각하여 작은 정성이지만 힘을 다하였고, 진리를 통하여 이들이 일원대도와 인연하여 내생에는 일원대도에 귀의할 인연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정부와 사회의 올바른 각성과 제도운영의 길은 아직 멀게만 느껴져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여수의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될 때까지 부상을 치료중인 이주노동자들에게 정부는 치료비를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제대로 된 개선책이 아직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인간사냥의 대상이 되어 목숨을 건 숨바꼭질을 하고 있으며, 비극적인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단속과정에서 중국인 2명이 건물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고, 올해 1월 15일에는 중국동포가 서울의 한 모텔 8층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는 등 단속 과정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금도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각지에서 많은 여성들이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으나 이들을 진정한 가족으로 맞이하기에는 너무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한국인 가족들과 사회로 인해 희망과 행복의 날개를 접고 있다.


우리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비극적인 참사는 언제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한시도 잊을 수 없는 바, 부디 이 땅에서 열반에 든 모든 분들이 천도의 은혜를 입고,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잘못된 정부의 정책을 바꿔 나가고 한국 사회의 차별의 시선을 거두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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